동남아 가족여행 증가… 아이 상비약 준비는 선택 아닌 필수

설사·벌레물림·일광화상까지… 여행지 응급상황 대비하는 소아 건강관리법

김아름 기자 2026.07.07 10:49:04

여름 휴가철을 맞아 동남아시아로 가족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비교적 짧은 비행시간과 휴양시설을 갖춘 동남아는 아이와 함께 떠나기 좋은 대표적인 여행지로 꼽히지만, 고온다습한 기후와 낯선 음식, 강한 자외선 등은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여행지에서는 의료기관을 즉시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자주 발생하는 질환을 미리 숙지하고 상황에 맞는 상비약을 준비하는 것이 안전한 여행의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설사·구토 가장 흔한 여행 질환… 탈수 예방이 우선

아이들은 성인보다 환경 변화에 민감해 설사와 구토 등 위장관 증상이 쉽게 나타난다. 이른바 '여행자 설사'는 동남아의 덥고 습한 환경에서 변질된 음식이나 평소와 다른 물, 향신료가 강한 음식을 섭취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설사와 구토가 시작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탈수를 막는 것이다. 설사를 빨리 멈추기 위해 지사제를 먼저 사용하는 것보다 경구용 수분보충액(ORS)으로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죽이나 부드러운 음식을 소량씩 자주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반면 설사가 계속되면서 아이가 축 처지거나 소변량이 현저히 감소하고, 혈변이나 심한 구토가 동반된다면 단순한 여행자 설사가 아닐 가능성이 있어 현지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여행 시에는 경구용 수분보충액과 소아용 장운동 조절제,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구토 완화제를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모기·벌레 물림도 주의… 긁기보다 예방이 중요

동남아 여행에서 흔히 겪는 또 다른 문제는 모기와 벌레 물림이다. 대부분은 가려움으로 끝나지만 피부가 예민한 아이는 심한 부종이나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가려운 부위를 계속 긁으면 상처를 통해 세균이 침투해 농가진 같은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린 부위는 깨끗한 물로 씻거나 냉찜질을 해 붓기와 가려움을 완화하고, 긁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이다. 외출 전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긴소매 옷을 착용하면 벌레 물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만약 얼굴이 심하게 붓거나 전신 두드러기,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상비약으로는 항히스타민 연고와 소아용 항히스타민제, 모기 기피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강한 자외선도 위험… 일광화상 예방 필수

동남아의 강한 자외선은 아이 피부에 쉽게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장시간 야외활동을 하면 햇빛 알레르기나 일광화상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전 SPF30 이상 어린이용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고, 자외선이 가장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장시간 야외활동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자와 얇은 긴소매 옷도 자외선 차단에 도움이 된다.

피부가 붉어지거나 따가운 증상이 나타나면 시원한 물수건으로 피부를 진정시키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물집이 생기거나 통증이 심하다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여행 가방에는 어린이용 자외선 차단제와 피부 진정용 연고 또는 로션도 함께 준비하는 것이 권장된다.

성북우리아이들병원 이진철 교수는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가족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소중한 추억이지만 낯선 환경에서는 예상치 못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여행 전 아이의 연령과 건강 상태에 맞는 상비약을 미리 준비해 두면 응급상황에서도 보다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철저한 사전 준비가 아이의 건강을 지키고 가족 모두가 안심하고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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