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높아지는 계절이 되면 손이나 얼굴, 머리에서 과도하게 땀이 나는 다한증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단순히 땀이 많은 체질이라고 생각해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다한증 원인을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시험을 치르는 학생이나 중요한 발표를 앞둔 직장인 가운데 긴장하는 순간 손바닥이 흠뻑 젖거나 얼굴과 머리에서 땀이 쏟아져 곤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다한증은 체온 조절에 필요한 수준을 넘어 과도하게 땀이 분비되는 질환이다. 몸 전체에서 땀이 많이 나는 전신다한증과 손, 발, 겨드랑이, 얼굴, 머리 등 특정 부위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국소다한증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손과 얼굴의 다한증은 학업과 직장생활, 대인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원인도 다양하다. 갑상선질환이나 당뇨병, 감염성 질환, 일부 약물 복용 등 특정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차성 다한증이 있는 반면, 특별한 질환 없이 발생하는 일차성 다한증도 흔하다. 특히 일차성 다한증은 긴장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상이 심해지는 특징을 보이며 자율신경계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아림한의원 잠실점 석선희 원장은(한방전문의) "정신적 긴장에 의한 다한증은 작은 자극에도 교감신경이 쉽게 항진되거나 긴장, 불안 등의 정신적인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도 교감신경이 항진돼 있는 사람에게서 잘 나타난다"며 "평소 긴장을 완화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으며 명상, 복식호흡, 유산소 운동 등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해결이 쉽지 않을 때는 약물치료를 통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간화(肝火)나 심화(心火)가 과도한 경우, 음혈(陰血)이 부족한 경우 등으로 나눠서 치료한다. 평소 긴장을 완화시켜 정신을 안정시켜 주면 다한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자율신경계는 심장 박동과 혈압, 체온, 소화, 땀 분비처럼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이뤄지는 신체 기능을 조절한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지속되거나 긴장이 반복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땀 분비가 필요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되면 다한증뿐 아니라 심장 두근거림, 손 떨림, 불안감, 호흡 답답함 등 자율신경실조증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다한증으로 인한 불편함이 반복되면 심리적인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악수를 피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땀이 날까 봐 계속 손을 닦거나 확인하는 행동이 반복되면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심한 경우 대인기피나 강박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체 증상과 함께 심리적인 변화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치료에서는 단순히 땀만 억제하는 접근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수술이나 국소 치료를 시행하기도 하지만, 치료 후 다른 부위에서 땀이 증가하는 보상성 발한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증상의 양상과 원인을 충분히 고려한 치료 계획이 필요하다.
생활습관 관리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은 자율신경계 균형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명상이나 복식호흡 같은 이완요법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카페인이 많은 커피와 에너지음료,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다한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하는 것이 좋다.
석선희 원장은 "다한증을 단순 체질 문제로만 여기면 안 된다. 특별한 이유 없이 손이나 얼굴에 땀이 과도하게 나거나 긴장할 때마다 증상이 심해지고, 자율신경실조증 증상이 함께 반복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인기피증이나 강박증, 우울증, 불안장애 같은 정신장애를 동반할 경우 신경정신과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 원인에 맞는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이 병행될 때 다한증 증상 완화와 재발 예방에 보다 긍정적인 도움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