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발가락 휘면 걸음도 무너져… 무지외반증 방치 보행장애 악화

여름철 여성 환자 증가… 발 변형 넘어 무릎·허리 통증까지 유발, 초기 치료 중요

김아름 기자 2026.07.01 11:32:57

여름철 샌들과 슬리퍼 착용이 늘면서 무지외반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지외반증을 단순한 발 모양의 변화로 여겨 방치하기 쉽지만, 체중 분산과 보행 기능을 무너뜨려 무릎과 허리 통증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무지외반증(후천성·질병코드 M20.1) 환자는 8만8,164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7월 환자가 8,087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환자의 약 82%는 여성으로 남성보다 약 4.4배 높은 비율을 보였다.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신동협 원장은 "무지외반증은 단순히 발가락이 휘는 외형적 문제가 아니라 발의 균형과 체중 분산 기능을 무너뜨리는 구조적 질환"이라며 "엄지발가락이 제 기능을 잃으면 다른 발가락이 이를 대신하게 돼 보행 패턴이 변하고 발 전체에 부담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무지외반증이 진행되면 엄지발가락 안쪽으로 튀어나온 뼈가 신발과 반복적으로 마찰하면서 통증과 염증이 발생한다. 오래 걷거나 서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돌출 부위에는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붓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변형이 심해질수록 문제는 발 전체로 확대된다. 엄지발가락은 걸을 때 몸을 앞으로 밀어주는 마지막 지렛대 역할을 하지만 기능이 저하되면 체중이 둘째와 셋째 발가락으로 집중된다. 이로 인해 앞발바닥에 굳은살과 통증이 생기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을 밀어 올리거나 서로 겹치는 변형까지 발생한다. 발바닥 압력의 불균형으로 보행이 불안정해지고, 발의 중심이 뒤쪽으로 이동하면서 무릎과 허리 통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무지외반증은 유전적 요인과 가족력, 관절과 인대의 불균형, 평발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앞이 좁거나 굽이 높은 신발을 장기간 착용하면 변형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치료는 통증과 변형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한다. 의료진은 관절 운동 범위와 통증 여부를 확인하고 엑스레이 검사로 변형 각도와 관절염 동반 여부 등을 진단한다.

초기에는 발볼이 넓은 편안한 신발 착용, 발가락 보조기, 기능성 깔창 등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이러한 치료는 변형을 되돌리기보다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보행에 불편이 생기고, 둘째 발가락 변형이나 앞발바닥 통증이 동반될 경우에는 수술적 교정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휘어진 뼈를 정상 위치로 교정하고 짧아진 연부조직을 재건해 발의 정렬과 체중 분산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최근에는 MICA, MITA 등 최소침습 수술기법이 도입되면서 절개 범위와 통증, 합병증 부담도 줄어드는 추세다.

신동협 원장은 "무지외반증 수술은 튀어나온 뼈를 단순히 깎아내는 치료가 아니라 발의 정렬을 바로잡아 정상적인 보행 기능을 회복시키는 재건 수술"이라며 "변형이 심해진 뒤 치료를 시작하면 수술 범위가 커지고 회복도 길어질 수 있는 만큼 걸음걸이가 달라지거나 통증이 반복된다면 조기에 족부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소 발볼이 넉넉하고 굽이 낮은 신발을 선택하고, 평발이라면 기능성 깔창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발바닥으로 캔 굴리기, 발가락으로 수건 당기기 같은 근력운동도 발 기능 유지와 변형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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