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가족, 치료비 자체보다 '돈 걱정' 스트레스가 건강 더 망친다

서울대병원·가톨릭대 공동 연구팀, 경제적 심리 스트레스 클 경우 삶의 질 저하 위험 8.35배 ↑

홍유식 기자 2026.06.29 10:43:12

경제적 부담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와 '물질적 부담'이 보호자의 삶의 질 및 정신건강 악화 위험에 미치는 영향 비교

암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단순한 의료비 지출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돌봄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 역시 보호자의 정신건강을 무너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유신혜 교수팀과 가톨릭대 심진아 교수 공동 연구팀은 진행성 암 환자 가족 200명을 대상으로 재정적 부담과 사회적 관계망이 보호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실제 지출을 뜻하는 '물질적 부담'보다 경제적 걱정과 통제감 상실 같은 '심리적 스트레스'가 보호자의 건강에 더 치명적이었다. 경제적 스트레스가 높은 보호자는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삶의 질 저하 위험 8.35배 ▲불안 위험 7.44배 ▲주관적 건강 악화 위험 3.77배 ▲우울 위험 2.81배 높았다. 반면 물질적 부담은 우울 위험을 2.67배 높이는 데 그쳤다.

친인척 및 이웃과의 소통이 단절되는 '사회적 고립'도 독립적인 위험 요인이었다. 사회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보호자는 ▲우울 위험 3.77배 ▲주관적 건강 악화 위험 3.32배 ▲불안 위험 2.49배 증가했다. 다만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는 보호자일수록 경제적 스트레스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관계망이 재정적 압박의 완충 지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 심진아 교수는 "암 환자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단순 지출이 아닌 심리적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대병원 조비룡·유신혜 교수는 "보호자의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을 넘어 사회적 연결을 잃지 않도록 돕는 구체적인 지원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국종합암네트워크저널(JNCCN)' 최신호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유신혜 교수, 가톨릭대 심진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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