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 흔들 검체개편… 가정의학과의사회, 의료체계 대전환 촉구

검체검사 위·수탁 개편에 우려 표명… "의원급 의료기관 생존과 직결된 문제"
재택의료·주치의제·만성질환관리 강화 제안… "초고령사회 해법은 일차의료"

김아름 기자 2026.06.25 06:00:00

초고령사회 진입과 지역돌봄 확대, 만성질환 증가 등 보건의료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가 병원 중심 의료체계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기반의 일차의료 중심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과 관련해서는 충분한 영향 평가와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될 경우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 악화와 환자 접근성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회장 강태경)는 24일 현안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과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일차의료 발전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강태경 회장은 "의료계는 통합돌봄과 재택의료, 만성질환관리체계 개편 등 거대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중심의 일차의료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강 회장은 "검체검사는 단순한 수익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가까운 동네의원에서 신속하게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진료 기반"이라며 "이번 개편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운영과 지역의료의 지속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랜 기간 유지돼 온 위·수탁 협력 구조를 충분한 검토 없이 급격히 변경할 경우 현장의 혼란은 물론 환자 불편도 커질 수 있다"며 "충분한 영향 평가와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가정의학과의사회는 수가 조정 문제와 위·수탁 구조 개편 문제를 분리해 논의하고, 시범사업과 사회적 논의를 거친 뒤 제도 개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료계와 학계, 수탁검사기관 등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 구성을 통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초고령사회, 병원 중심 체계로는 감당 못해"

이와함께 가정의학과의사회는 우리나라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기존 급성기 병원 중심 의료체계만으로는 증가하는 의료·돌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와 예방 중심 의료서비스, 돌봄 연계 기능이 강화되지 않으면 의료비 증가와 지역의료 공백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에서다. 

강 회장은 "앞으로의 의료는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건강관리 중심으로, 병원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며 "일차의료가 국민 건강관리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택의료·주치의제 등 5대 정책 과제 제시

특히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우선 내년 시행 예정인 지역돌봄 통합지원체계에 맞춰 의원급 의료기관이 중심이 되는 재택의료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환자가 익숙한 생활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택의료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현실적인 수가 체계와 다직종 협업 시스템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정 의료기관에 환자를 등록하는 방식이 아닌 건강관리와 의료서비스를 연계하는 '조정자' 개념의 한국형 주치의 모델 도입 필요성도 제기했다.

아울러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 개선 ▲건강검진 사후관리 강화 ▲내시경 교육 프로그램의 질 평가 반영 ▲의원급 행정부담 완화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비대면 진료는 보완수단… 대면진료 원칙 유지해야"

비대면 진료와 관련해서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의사회는 비대면 진료가 대면 진료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서는 안 되며, 재진 환자와 의원급 중심의 보완적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비대면 진료는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대면 진료를 보완하는 역할이어야 한다"며 "지역의료체계 안에서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고령사회 의료개혁의 핵심은 병원 확대가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일차의료 강화에 있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충분히 소통하며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국민 건강수명 연장과 지속가능한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책임 있는 정책 제안과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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