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후 평생 복용하는 항혈소판제 선택에 새로운 근거가 제시됐다.
중앙대광명병원 연구팀이 국내 환자 13만여명을 대상으로 최대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이 기존 표준치료로 여겨져 온 아스피린 단독요법보다 심혈관 사건과 주요 출혈 위험을 모두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PCI) 후 장기 유지요법으로 사용되는 항혈소판제인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대규모 실제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대학교광명병원(병원장 정용훈) 순환기내과 정영훈·조준환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 13만3454명을 분석한 결과, 시술 후 안정기에 접어든 환자에서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이 아스피린 단독요법보다 주요 심혈관 사건과 주요 출혈 위험을 모두 유의하게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환자는 스텐트 삽입 후 혈전 합병증 예방을 위해 일정 기간 아스피린과 P2Y12 억제제를 함께 복용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시행한다. 이후에는 단일 항혈소판제를 이용한 장기 유지요법으로 전환하지만, 어떤 약제가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논란이 이어져 왔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 약 59만 명을 추적 관찰했다. 이 가운데 일정 기간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유지한 뒤 클로피도그렐 또는 아스피린 단독요법으로 전환한 13만3454명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분석 대상은 클로피도그렐군 6만7652명, 아스피린군 6만5802명으로 구성됐으며, 연구팀은 최대 10년간 임상 예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주요 심혈관 사건(심혈관 사망·심근경색·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은 클로피도그렐군이 4.4%로 아스피린군의 5.7%보다 낮았다. 클로피도그렐 복용 시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이 약 24% 감소한 셈이다.
주요 출혈 발생률 역시 클로피도그렐군이 1.9%로 아스피린군의 2.1%보다 낮게 나타났다.
세부 분석에서는 심혈관 사망 위험이 39%,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33%, 심근경색 위험이 8%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장관 출혈과 뇌출혈 등 주요 출혈 위험도 약 1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효과는 심근경색 환자와 안정형 협심증 환자 모두에서 일관되게 관찰됐으며, 이중항혈소판요법 유지 기간과 관계없이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정영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허혈성 사건 예방과 출혈 위험 감소 측면에서 모두 우수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며 "기존 메타분석 연구보다 4배 이상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조준환 교수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치료받은 대규모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최대 10년간 장기 예후를 분석한 연구"라며 "한국인의 허혈 및 출혈 위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항혈소판 치료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ACC) 공식 학술지인 JACC Asia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