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수술 시 다초점인공수정체 선택, 렌즈 특성보다 환자 특성이 중요

강남조은눈안과 김준헌 원장 "원시·근시 여부는 물론 직업·독서량 등 생활패턴도 고려해야"

김혜란 기자 2026.06.23 10:00:00

강남조은눈안과 김준헌 원장

 

백내장수술과 노안교정을 동시에 원하는 노안백내장 환자가 늘어나면서 다초점인공수정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와 SNS를 중심으로 특정 인공수정체를 '실패 없는 렌즈'로 소개하거나 '수술 후 후회하는 렌즈'처럼 소개하는 콘텐츠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안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단순한 설명이 오히려 환자의 선택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다초점 또는 연속초점(EDOF) 인공수정체 시장은 크게 두 가지 광학 설계로 나뉜다. 하나는 굴절형 연속초점렌즈이며, 다른 하나는 회절형 연속초점렌즈다. 대표적으로 굴절형에는 미국 존슨앤존슨의 퓨어씨(PureSee)와 미국 알콘의 비비티(Vivity)가 있으며, 회절형에는 존슨앤존슨의 오딧세이(Odyssey)와 알콘의 클라레온프로(Clareon Pro)가 대표적인 제품으로 꼽힌다.

많은 환자들은 수술비용과 같은 가격적인 요소를 떠나 이들 렌즈 가운데 어느 제품이 더 성능이 뛰어난지를 궁금해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단순한 우열 가리기는 무의미하다. 각 렌즈는 광학 설계 자체가 다르며, 추구하는 시력 특성과 적합한 환자군도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굴절형 연속초점렌즈는 빛을 회절시키지 않고 굴절을 이용해 초점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퓨어씨와 비비티는 원거리 시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중간거리와 일부 근거리 시력을 확보하는 것이 특징으로, 평소 안경 없이 먼 거리를 선명하게 보는 것에 익숙했던 정시나 원시 환자에게 비교적 적합한 경우가 많다. 야간 빛번짐이나 눈부심을 줄이는 데에도 장점이 있어 운전이나 야간 활동이 많은 환자들이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회절형 연속초점렌즈는 여러 개의 초점을 형성하는 광학 구조를 이용해 근거리 시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대표적인 오딧세이와 클라레온프로는 근거리 활용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평소 근시로 인해 가까운 글씨를 잘 보던 환자들은 백내장수술 후 원거리 시력은 좋아졌지만 근거리 시력 저하를 크게 불편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러한 환자에서는 회절형 렌즈가 장점을 보일 수 있다.

결국 퓨어씨와 비비티는 원거리 시력과 시력의 질에 무게를 두는 반면, 오딧세이와 클라레온프로는 근거리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어느 렌즈가 더 우수하다고 판단하기보다 환자의 기존 굴절 상태와 생활 습관, 시생활의 우선순위에 맞는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만족도를 좌우한다. 이는 노안백내장 환자에서 더욱 중요하게 고려되는 부분이다.

실제 임상에서는 렌즈 자체보다 환자 선택이 적절하지 않아 불만족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평생 정시로 생활하며 원거리 시력에 익숙했던 환자에게 오딧세이나 클라레온프로와 같은 회절형 렌즈를 삽입하면 "멀리가 예전보다 선명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근시 환자에게 퓨어씨나 비비티와 같은 굴절형 렌즈를 적용하면 원거리는 만족스럽지만 "가까운 글씨가 생각보다 잘 보이지 않는다"는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례는 렌즈의 성능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시각 특성과 기대치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결과일 수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나 SNS를 통해 특정 인공수정체가 다른 렌즈보다 뛰어나다거나 특정 제품은 실패 확률이 높다는 식의 정보가 확산되기도 한다. 그러나 안과 의료진들은 이러한 단순 비교는 광학 설계의 차이와 환자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해석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같은 렌즈라도 어떤 환자에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만족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조은눈안과 김준헌 원장은 "다초점인공수정체 선택은 제품 간 우열을 비교하는 과정이 아니라 환자의 눈에 가장 적합한 광학 설계를 찾는 과정"이라며 "정시, 원시, 근시 여부는 물론 직업, 독서량, 컴퓨터 사용 시간, 야간 운전 여부, 생활 패턴까지 함께 고려해야 만족도 높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다양한 연속초점렌즈가 출시되면서 선택지는 넓어졌지만 어떤 렌즈를 사용하느냐보다 각 렌즈의 광학적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환자의 눈 상태와 시생활에 맞춰 적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백내장초기증상을 넘어 수술 시에는 개인에게 적합한 인공수정체를 선택하는 것이 백내장수술과 노안교정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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