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뷰티산업 핵심 키워드로 단연 '웰니스(Wellness)'를 꼽을 수 있다. 이제 K-뷰티는 단순 화장품 산업이 아니라 건강과 첨단기술이 결합된 'K-웰니스'로 확장되는 추세다.
국내 뷰티산업은 지난 수십년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위상을 정립해 왔다. 특히 과거의 스킨케어 산업이 피부 표면의 결점이나 이미 발생한 노화를 케어하는 데 목적을 뒀다면, 최근 시장은 건강한 삶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웰니스' 관점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치료에서 예방'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보건산업 전반의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소비자들은 단기간에 효과를 내는 제품보다, 피부 생체 환경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높여 노화의 속도를 늦춰주는 '슬로우에이징(Slowaging)'과 '롱제비티(Longevity, 건강장수)'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현대의 K-뷰티에서 말하는 웰니스란 신체의 내외적인 건강함이 조화를 이루는 삶의 방식을 지원하는 기술 집약적 뷰티를 의미한다.
현재 국내외 뷰티 시장에서 나타나는 웰니스 트렌드는 세 가지 핵심축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고기능성 바이오 기술과 친환경 가치, 그리고 디지털 대전환이다.
우선 고기능성 바이오 소재의 등장이다. 세포 간 신호 전달 물질 '엑소좀(Exosome)', 연어 유래 DNA성분 'PDRN', 그리고 피부 면역 생태계를 복원하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같은 원료들이 웰니스 뷰티의 핵심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자연 유래 성분에 생명공학 기술을 접목해 피부 장벽 강화, 보습, 항노화, 진정 기능을 한 번에 겨냥하는 멀티기능성 원료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윤리적 소비와 클린 뷰티의 생활화다. 웰니스는 개인의 건강을 넘어 지구 환경의 건강까지 고려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성분 투명성과 임상 데이터를 확인하고 제품을 선택하는 '성분 중심 소비'가 정착되면서, 기업들도 환경과 윤리적 문제를 줄이는 바이오 제조공법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석유화학 기반 물질 대신 천연 발효 향료나 방부 대체제를 사용하는 등 클린 뷰티가 웰니스 소비의 기준이 된 것이다.
홈케어와 초개인화 테크 확산도 웰니스 트렌드를 이끄는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고주파나 미세전류, LED, 초음파 기술을 탑재한 신개념 뷰티 디바이스들은 이제 웰니스 라이프를 완성하는 필수재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AI 피부 진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의 피부상태에 딱 맞는 제품을 제조하는 맞춤형 뷰티 테크 역시 웰니스의 핵심 트렌드다.
뷰티 디바이스와 함께 K-뷰티 다음 성장축은 '이너뷰티'다. 국내 이너뷰티 시장은 2024년 1조원대에서 지난해 2조원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주요 뷰티 기업들도 건기식과 웰니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또 미국 대형 뷰티 리테일러들이 럭셔리 스킨케어 옆에 웰니스 카테고리를 배치하면서, 이너뷰티가 뷰티 소비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편입되는 흐름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기 속에서 K-뷰티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전방위적 대응 전략도 요구되고 있다.
고도화된 생명공학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 확대는 물론이고 유효 성분의 전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 제형 기술의 개발, AI 기반 피부 진단 솔루션 스타트업과의 적극적인 기술 제휴나 M&A 또한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지적됐다.
친환경 바이오 제조 공정으로의 전환도 시급하다. 미생물 발효나 분자 구조 재설계 기반의 바이오 제조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원료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 대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도 필수다.
이종 산업 간 생태계 협력 강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웰니스 뷰티는 병의원, 에스테틱, 헬스케어, ICT 산업이 융합하는 복합 산업이다. 제약·바이오의 기능성 원료 기술을 뷰티 제품에 이식하고, IT 기업의 데이터 분석 능력을 결합하는 등 연대 생태계를 공고히 다져야 한다는 관련 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한편 국내외 뷰티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H&B 플랫폼 올리브영은 올해 초 '건강한 아름다움'을 전면에 내세운 웰니스 플랫폼 '올리브베러' 1호점(광화문 디타워)을 오픈하고 기존 헬스 카테고리를 웰니스 전반으로 확장했다. 최근의 웰니스 패러다임과 무관하지 않은 변화다.
대한민국은 세계적 수준의 화장품 제조 인프라를 이미 가지고 있다. 여기에 강력한 ICT 테크 역량과 바이오·제약 분야 기술력까지 보유하고 있어 웰니스 뷰티 시장을 이끌기에 최적화된 국가로 꼽힌다. 이는 K-뷰티가 전 세계인의 미래 라이프스타일까지 책임지는, 글로벌 웰니스산업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