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활동 패턴이 혈당 결정… 당뇨 관리 패러다임 변화

고려대 연구팀, 제2형 당뇨병 환자서 생체리듬-혈당 조절 연관성 규명

김아름 기자 2026.06.17 17:46:37

(왼쪽부터)고려대 안산병원 이다영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김난희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이헌정 교수, 선문대학교 이정빈 교수

당뇨병 관리에서 식단과 운동, 약물치료만큼이나 규칙적인 생활 리듬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생체리듬이 안정적인 환자일수록 혈당 조절이 더 잘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나 당뇨병 관리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이다영·김난희 교수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 선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이정빈 교수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생체리듬과 혈당 조절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웨어러블 활동량 측정기를 활용해 생체리듬과 혈당 변화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 12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10일 동안 연속혈당측정기와 웨어러블 기기를 동시에 착용했으며, 연구팀은 혈당 변화와 함께 수면 시간, 신체 활동량, 심박수 등 생체리듬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했다.

분석 결과 생체리듬 안정성이 가장 높은 환자군의 혈당 관리 목표 달성률은 46.3%로 나타났다. 반면 생체리듬 안정성이 가장 낮은 환자군의 목표 달성률은 20.0%에 그쳤다. 생체리듬이 안정적인 환자군이 그렇지 않은 환자군보다 혈당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약 2.3배 높은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나이와 체질량지수(BMI), 당화혈색소(HbA1c) 등 혈당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을 보정한 이후에도 유지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생체리듬 자체가 혈당 조절에 독립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활동량의 효과도 시간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이 하루를 야간(0~6시), 오전(6~12시), 오후(12~18시), 저녁(18~24시)으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오후 시간대의 신체 활동량이 혈당 관리와 가장 밀접한 관련성을 보였다.

실제로 오후 시간대 걸음 수가 많은 환자일수록 목표 혈당 범위 유지 시간(Time in Range)은 증가했고 혈당 변동성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수면 역시 중요한 변수로 확인됐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환자일수록 저혈당 발생 위험이 낮고 혈당 변동 폭도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다영 교수는 "기존의 당뇨병 관리는 식단과 운동, 약물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생체리듬 관리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생체리듬을 개선하는 생활습관 개입이 실제 혈당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당뇨병성 신장질환과 망막병증 등 다양한 합병증과 생체리듬의 연관성도 규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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