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날, 의료계가 주목하는 지방조직 새 가치

도뭄말/ 대구 365mc병원 지방줄기세포센터 서재원 대표병원장
지방흡입 후 폐기되던 인체조직, 재생의학 연구 자원으로 주목

김아름 기자 2026.06.05 16:32:48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최근에는 산업 현장에서 버려지는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플라스틱 병은 재생 섬유가 되고, 폐의류는 새로운 원단으로 다시 태어나며, 농식품 부산물은 바이오 소재로 활용된다. 한때 폐기물로 여겨졌던 것들이 새로운 가치를 얻는 시대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 분야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체형 개선을 위해 제거한 뒤 폐기하던 지방 역시 단순한 잉여 조직이 아닌, 또 다른 가능성을 가진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에서 시행된 지방흡입은 208만건을 넘었다. 공식적으로 흡입 지방의 총량을 톤 단위로 집계한 자료는 찾기 어렵지만, 시술 건수만으로도 의료 현장에서 배출되는 지방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그동안 지방흡입으로 제거된 지방은 대개 체형을 무겁게 만드는 조직, 복부, 팔뚝, 허벅지, 얼굴 등 과도하게 축적되어 줄여야 할 살들로 받아들여졌다. 지방이 제거되는 순간 의료적 목적은 끝났고, 남은 것은 폐기와 관리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이 인식은 재생의학 연구가 확대되면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지방은 단순히 살이 찌는 부위에 쌓이는 저장조직이 아니다. 지방조직 안에는 지방세포뿐 아니라 혈관 주변 세포, 면역 관련 세포, 기질혈관분획으로 불리는 다양한 세포군, 세포외기질과 성장인자 등이 함께 존재한다.

특히 지방유래 줄기세포와 SVF는 혈관 생성, 조직 회복, 염증 반응 조절과 관련해 연구돼 온 분야다. 지방을 무조건 없애야 할 대상으로만 보던 시선이, 조건을 갖춘 인체 조직 안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는 배경이다.

다만, 반드시 짚어야 할 점이 있다. 폐지방과 지방줄기세포는 같은 말이 아니다. 지방흡입으로 나온 모든 지방이 곧바로 의학적으로 활용 가능한 소재가 되는 것도 아니다. 흡입 지방에는 혈액, 침윤액, 손상된 세포가 섞일 수 있고, 채취 과정과 보관 상태에 따라 품질도 달라진다. 무균 관리, 분리 공정, 세포 상태 확인, 환자 동의, 사용 목적, 추적 관리, 법적 기준이 맞아야 연구나 보관,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환경의 날을 계기로 지방의 가치를 조명하려면 이 같은 신중함이 전제돼야 한다. 의료 현장의 인체유래물은 플라스틱이나 의류처럼 쉽게 재활용을 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감염 관리, 윤리성, 안전성, 개인정보와 동의 절차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의 '업사이클링'이라는 표현도 상징적 의미로 제한해 써야 한다. 핵심은 폐기물을 손쉽게 다시 쓰자는 데 있지 않다. 그동안 버려지던 인체 조직 안에서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성분을 확인하고, 엄격한 기준 안에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자는 흐름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최근 365mc 지방줄기세포센터와 모닛셀 같은 전문 인프라가 주목받는 배경도 이와 맞닿아 있다. 지방을 제거에서 끝나는 조직으로만 보지 않고, 적절한 조건을 갖춘 지방조직을 분리·보관·연구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체형 관리와 재생의학은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지방이라는 인체 조직을 매개로 접점이 생기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흐름을 과도하게 포장하지 않는 일이다. 지방을 보관한다고 해서 곧바로 질병 치료나 회춘 효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가능성은 말하되, 검증되지 않은 효과를 앞세우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있다. 한때는 단순히 제거 후 폐기되던 지방이 이제는 연구와 보존의 대상이 되며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환경의 날, 우리는 버려지는 것의 가치를 다시 생각한다. 어쩌면 인체의 지방도 그 대상에 포함될지 모른다.

도뭄말/ 대구 365mc병원 지방줄기세포센터 서재원 대표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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