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호르몬·사정액에 영향?… 정관수술 오해

서울리더스비뇨기과 목동점 윤지환 원장 "수술 후 성욕·발기력 변화없어"

김혜란 기자 2026.06.04 10:00:00

서울리더스비뇨기과 목동점 윤지환 원장

 

자녀 계획을 안정적으로 마무리지은 부부들에게 피임은 늘 고민스러운 숙제다. 여성의 경구 피임약 복용이나 루프 시술, 혹은 매번 콘돔을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부부관계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경제적인 영구 피임법으로 정관수술을 고려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상당수의 남성이 수술대 위에 오르기를 주저한다. 정관을 차단하면 남성성이 저하되거나 성기능이 약화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과 오해 때문이다.

정관수술은 고환에서 생성된 정자가 정낭으로 이동하는 통로인 정관을 절제하고 양 끝을 묶어 정자의 배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시술이다. 수술 자체는 국소마취로 10~15분 내외로 끝날 만큼 비교적 간단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관수술 후 정력이 감퇴했다거나 성기능이 떨어졌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종종 존재한다. 의학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신체적 변화가 아닌 심리적 요인에서 찾는다. 남성의 상징과도 같은 생식 기관에 손을 댔다는 정서적 위축감과 거세 공포증과 유사한 무의식적 불안감이 실제 성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심인성 발기부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과거의 정관수술은 음낭 피부를 메스로 절개한 뒤 정관을 꺼내 차단하는 방식을 취했기에 통증, 출혈, 흉터에 대한 부담이 컸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여 현대 정관수술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것이 바로 무도정관수술이다.

무도정관수술은 말 그대로 칼을 사용하지 않는 수술법이다. 대신 끝이 날카로운 특수 기구를 사용해 음낭 피부에 미세한 구멍을 내고, 그 구멍을 통해 정관만 꺼내 차단하는 정교한 시술이다. 절개 부위가 워낙 미세하기 때문에 수술 후 피부를 따로 봉합할 필요가 없거나, 하더라도 한 바늘 정도에 그친다. 이로 인해 출혈과 통증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으며, 수술 후 감염이나 혈종 같은 합병증 발생률도 크게 낮아졌다.

남성들이 가장 우려하는 핵심은 정관수술이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분비에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점이다. 서울리더스비뇨기과 목동점 윤지환 원장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관을 묶는다고 해서 혈관을 타고 흐르는 남성호르몬의 분비량이 줄어들거나 호르몬 대사에 이상이 생기는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정관수술과 남성호르몬은 해부학적·생리학적으로 독립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남성호르몬은 고환 내에 존재하는 레이디히 세포에서 생성돼 정관이 아닌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분비된다. 반면 정관수술은 오직 정자가 이동하는 정관 관로만을 차단하는 시술이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근력, 목소리, 성욕, 발기력 등 남성성을 유지하는 모든 지표가 수술 전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또 다른 대표적인 오해는 수술 후 사정액의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들거나 쾌감이 감소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이 또한 정액의 구성을 살펴보면 사실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전체 정액 성분 중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2~5% 내외에 불과하다. 정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질은 정낭선과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액체다.

윤지환 원장은 "무도정관수술은 이 사정액 속에서 오직 정자만 빠져나가게 만드는 시술이으므로, 수술 후에도 사정량의 변화를 체감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육안으로 보았을 때의 색상, 점도, 질감 역시 수술 전과 동일하다. 사정 시 느끼는 극치감 또한 골반 근육의 수축과 신경 전달 과정에 의해 발생하므로 정관의 차단 여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단 정관수술 직후 바로 피임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수술이 끝났더라도 이미 정관을 지나 정낭과 전립선 주변에 머물고 있던 잔여 정자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 후 최소 15회에서 20회 이상은 콘돔 등 기존의 피임법을 반드시 병행하며 잔여 정자를 완전히 배출시켜야 한다. 이후 반드시 정액 검사를 통해 무정자증 상태를 최종적으로 확인받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윤지환 원장은 "정관수술은 현존하는 피임 방법 중 성공률이 약 99% 이상에 달하는 방법이다. 여성의 피임 시술에 비해 부작용이 현저히 적고 경제적이라는 점에서 아내의 신체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남편이 먼저 시술을 찾는 긍정적인 문화도 정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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