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조합원 직선제 적극 수용"

"책임 있는 혁신 통해 진짜 농협으로 거듭날 것"

이원식 기자 2026.05.21 16:46:02

21일 서울시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

농협이 조합원 직선제를 적극 수용하고 책임 있는 혁신을 통해 '진짜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농협 강호동 회장은 21일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이하 '입장문')을 발표했다.

농협은 앞서 20일 공동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 비대위 위원, 범농협 임원 등 총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비대위를 개최했다.

지난 20일 열린 비대위에서는 지난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진짜 농협'으로 거듭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논의 과정에서 비대위 위원들은 농협 개혁 방향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사안의 긴급성을 고려해 신속히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내부 소통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기했다. 이후 추가논의를 거쳐 이날 다섯 가지 개혁방안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하게 됐다.

농협은 우선 민주적이고 책임 있는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조합원 직선제'를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부 감사 기능을 철저히 보완하여 국민 눈높이에 맞는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농협은 이를 위해 학계, 농민단체 등과 함께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공적 책임이 조화를 이루는 최적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밖에 △자율혁신과 책임경영 실천 △조합원 주권 강화를 위한 의사결정 참여구조 개선 △정부의 농정 대전환의 든든한 동반자 등을 조합원과 국민에게 약속했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 개혁을 농업인 신뢰 회복과 조합원 주권 강화, 대한민국 농업·농촌 대전환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기로 했다"고 말했다.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

존경하는 농업인 조합원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농협은'농업 발전과 농민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는 진짜 농협이 되어달라'는 대통령님의 말씀과 시대적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그동안 농협은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직선제 도입방식과 감독권 범위 확대 등 농협법에 담긴 일부 조항이 협동조합의 구조와 농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깊이 고심해 왔습니다. 농업인 조합원의 실질적인 권익과 지역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비롯된 치열한 고민이었습니다.

이제 농협은 우려를 딛고 구체적 대안을 만들겠습니다. 정부·국회·현장과 긴밀히 소통하며, 사회적 숙의를 바탕으로 농협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되어 책임 있는 혁신을 완수하겠습니다. 

농협 개혁의 척도는 지배구조의 변화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농업인의 삶이 실제로 얼마나 나아졌는가'에 있습니다. 농협의 모든 제도와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은 농업인 조합원의 권익 향상, 농업과 농촌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또한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공적 책임이 서로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지켜야 할 원칙이라 생각합니다. 농업 현장을 살리는 개혁, 농업인의 삶으로 이어지는 개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에 농협은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 여러분께 대혁신을 향한 굳은 의지를 담아 다음과 같이 약속드립니다.

첫째, 조합원 직선제는 열린 마음과 책임 있는 자세로 적극 수용하겠습니다. 

농협은 보다 민주적이고 책임 있는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다만, 직선제 도입에 따른 지역 갈등과 농협의 정치화, 금권선거 부작용 등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특히, 과도한 선거비용 부담은 조합원 지원 재원의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선거공영제 도입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합니다.

둘째,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공적 책임이 조화를 이루는 내부통제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농협감사위원회 신설에 따른 중복규제, 인력·운영비 증가 등 경영 전반의 자율성과 안정성의 저해가 우려됩니다. 이에 농협은 내부 감사 기능을 철저히 보완하는 등 국민 눈높이에 맞는 실효적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동시에 학계·농민단체·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론화를 거치고, 정부·국회와 긴밀히 협의하여 최적안을 도출하겠습니다.

셋째, 자율혁신과 책임경영을 강도 높게 실천하겠습니다. 

지배구조 개선, 내부통제 강화, 임원 추천의 공정성 강화 등 농협개혁위원회가 권고한 13개의 자체 혁신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여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 여러분께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넷째, 농협의 주인은 농업인 조합원이라는 원칙을 더욱 공고히 세우겠습니다.

조합원 주권과 농업인 삶의 질 향상이라는 시대적 소명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조합원 주권이 실질적으로 강화될 수 있도록 의사결정 참여 구조를 개선하고, 농협이 추진하는 모든 사업과 정책의 결실이 조합원의 실익으로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다섯째,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농정 대전환을 구현하는 정부의 믿음직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 햇빛소득 마을 확대, 농산물 유통 혁신, 청년농 육성, 스마트농업 지원 및 공공형 계절근로사업 확대 추진으로 농촌일손부족 해소 등 농업·농촌에 희망의 물꼬를 트겠습니다. 

지난해 농협은 산불, 극한호우 등 국가 재난 상황에서 371억원을 지원하였으며, 올해 초에도 선제적 유류비 지원 380억원 등 농가 경영비 부담 완화와 국민 물가 안정을 위해 1,142억원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이에 더해 향후 5개년간 생산적 금융에 93조원, 포용적 금융에 15조원 등 경제성장과 서민금융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돈 버는 농업 기반 마련을 위해, 사업비의 75%를 지원하는 보급형 스마트팜을 1600개소 목표에서 2000개소로 확대하겠습니다. 

양파 등 농산물 가격하락에 대응하여 농협 공판장의 농산물 가격보전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수출 확대 및 소비 촉진 대책을 적기에 시행하여 농업인의 아픔을 함께하겠습니다.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을 통한 외국인 근로자 1만 5천명과 임직원 자원봉사를 포함한 농촌인력 중개로 260만명의 인력을 공급하여, 고령화된 농촌의 일손 부족 문제도 해소해 나가겠습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무이자자금 1조원과 50억원의 예산을 편성하여 자연재해에 철저히 대비하고, 전국 농축협 본지점(4891개소)과 농협은행 영업점(1037개소) 등 총 5928개소를 무더위 쉼터로 조성하여 농업인과 국민들께서 편히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마련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조합원과 국민 여러분

농협은 이번 개혁의 시간을 농업인 신뢰 회복과 조합원 주권 강화, 그리고 대한민국 농업·농촌 대전환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겠습니다.

앞으로 경제사업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운영 혁신안의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로드맵을 마련하여, 농협이 스스로 변화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국민 여러분께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더 낮은 자세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더 책임 있는 협동조합으로 거듭남으로써, 농업 발전과 농업인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는 '진짜 농협'으로 국민 여러분 곁에 다시 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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