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중에는 분명 몸 여기저기가 아프고 컨디션은 바닥을 치는데, 막상 병원 검사를 받아보면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는 이들이 많다.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가슴은 수시로 두근거리며, 소화가 안 되어 속은 늘 더부룩한데 객관적인 지표는 정상이라고 하니 환자가 느끼는 고립감과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러한 기이하고도 고통스러운 상태를 조망해 보면, 그 중심에는 우리 몸의 보이지 않는 자동 제어 장치인 '자율신경계'의 고장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 몸은 의식하지 않아도 스스로 숨을 쉬고 심장을 뛰게 하며, 체온을 유지하고 음식물을 소화시킨다. 이 정교한 시스템을 담당하는 자율신경계는 신체를 흥분시켜 대처하게 만드는 교감신경과, 휴식과 재생을 담당하는 부교감신경이라는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몸은 이 두 신경의 팽팽한 균형 속에서 건강을 유지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과로, 불규칙한 생활 습관은 이 균형을 망가뜨리게 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자율신경실조증은 특정 부위에 국한되지 않고 전신에 걸쳐 동시다발적인 증상을 일으킨다. 누군가는 만성적인 어지럼증에 시달리고, 누군가는 시도 때도 없이 식은땀을 흘리거나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을 겪는다. 감정적으로는 이유 없는 불안감과 무기력증이 엄습하며, 밤이 되어도 정신이 또렷해지는 불면증의 늪에 빠지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들이 단순히 육체적 고통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본향한의원 권고은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불균형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정밀한 자율신경검사를 시행한다. 이는 심장에서 전달되는 혈액의 압력에 의해 발생하는 맥파를 측정하여 심장박동에 영향을 주는 자율신경 기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우리 몸이 외부 자극에 얼마나 유연하게 적응하고 있는지 확인함으로써, 자율신경계 조절 능력과 스트레스 정도를 객관적으로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 결과를 토대로 진행되는 치료 프로그램은 무너진 신체 밸런스를 바로잡는 데 집중한다. 개인별 맞춤 탕약 처방은 스트레스로 날카로워진 신경을 안정시키고 부족해진 진액을 보충하여 신체의 자생력을 높인다. 이와 함께 정제된 약침 치료를 주요 경혈에 시행하여 신경계의 긴장을 즉각적으로 이완시키고 기혈 소통을 돕는다. 또한 도수치료를 병행하여 긴장된 근육과 골격의 정렬을 바로잡음으로써 신경 전달 경로의 압박을 해소하고 신체가 스스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전했다.
권고은 원장은 "자율신경실조증은 오랜 시간 누적된 피로가 몸의 한계를 넘어섰을 때 보내는 휴식 신호다. 보이지 않는 통증의 실체를 인정하고 전문가와 함께 차근차근 균형을 찾아 나갈 때 우리 몸은 다시 평온한 상태로 응답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