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콘텐츠 속에서 극중 등장인물들의 뷰티 루틴 장면마다 K뷰티 제품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특히 K뷰티 대표 아이템으로 떠오른 '하이드로겔 마스크'가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먼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는 예고편에서부터 럭셔리 브랜드 임원으로 등장한 에밀리가 하이드로겔 아이패치를 붙이고 다음날 있을 주요 행사를 준비하는 장면이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국 Z세대 문화를 대표하는 HBO 최고 인기 드라마 '유포리아 시즌 2'에서도 하이드로겔 아이패치는 핵심 소품으로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극중 캐시는 절친의 전 남자친구 네이트에 대한 집착으로 밤잠을 설치다가 새벽 4시에 하이드로겔 아이패치를 붙이고 피부 컨디션 관리에 나선다.
이 장면은 '캐시의 새벽 4시 뷰티 루틴'이라는 이름으로 틱톡을 비롯한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고 Z세대 사이에서는 하나의 밈(Meme)처럼 소비되기도 했다.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마고가 돈 문제에 대처하는 법'에서도 주인공 마고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하이드로겔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등장한다. 장면 중에 육아에 지친 마고가 밤늦게 엄마에게 아기를 봐달라고 부탁하는데, 이때 엄마로 등장한 미셸 파이퍼가 침대에서 하이드로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전화를 받는다.
글로벌 MZ부터 중장년층까지 '하이드로겔 트렌드'확산
이처럼 하이드로겔 아이패치와 페이스 마스크로 피부를 관리하는 트렌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MZ세대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아이패치와 마스크 사용이 일상화되는 분위기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카다시안 패밀리'에서는 출연진이 방송 중에 하이드로겔 마스크를 사용하는 모습이 반복 등장한다.
또한 헤일리 비버를 비롯한 글로벌 셀럽들이 SNS를 통해 하이드로겔 마스크 스킨케어 루틴을 공개하고 팬덤들이 여기에 열광하면서 하이드로겔은 이제 일상적인 뷰티 루틴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따라 북미 시장에서는 하이드로겔 마스크가 미국 콘텐츠와 SNS를 중심으로 기능성과 사용 경험을 동시에 갖춘 프리미엄 스킨케어 카테고리로 인식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브래이니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하이드로겔 마스크 시장 규모는 2023년 9100억원 수준에서 2026년 1조6200억원 규모로 확대된 것으로 추산된다. 3년 만에 시장 규모가 두 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오는 2031년에는 3조4425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5년간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하이드로겔 마스크가 미국 소비자들의 '퀵 뷰티(Quick Beauty)' 트렌드와 맞물려 대표적인 홈케어 아이템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 진정 케어를 넘어 피부에 밀착되는 사용감과 즉각적인 쿨링, 보습 효과로 피부 컨디션 개선 효과를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데다 시각적으로도 차별화된 제형이 SNS 콘텐츠 소비 문화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K-뷰티 브랜드들의 북미 시장 공략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북미 시장은 프리미엄 스킨케어와 고기능성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K-뷰티 기업들의 핵심 성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단순 보습 중심의 마스크팩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아이패치와 하이드로겔 마스크, 기능성 스킨케어 등 고효능 중심 제품군으로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이동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미국 세포라, 얼타뷰티, 아마존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도 하이드로겔 기반 스킨케어 제품군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뷰티 ODM 기업 이미인은 하이드로겔 분야에서 축적한 제형 기술과 생산 안정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브랜드사와의 협업을 확대하며 북미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인과 협업 중인 글로벌 하이드로겔 브랜드 P사는 2025년 기준 전년 대비 13배 수준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으며, 그 외 주요 글로벌 고객사들 역시 평균 50%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국내 ODM 기업 하이드로겔 카테고리로 외형성장 견인
업계에서는 하이드로겔 기반 스킨케어 수요 확대가 국내 ODM 기업들의 글로벌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인은 2026년 1분기 매출액 4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22% 성장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실적 성장의 핵심 동력은 하이드로겔 카테고리였다. 이미인의 하이드로겔 부문은 전년 동기대비 42% 성장하며 전체 외형 확대를 견인했다.
K-뷰티의 글로벌 확장세도 가파르다. 삼성증권과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25억7600만달러(약 3조82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1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수출액은 4억8800만달러(약 7200억원)로 40.2% 늘어나며 북미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이와 함께 뷰티 브랜드사들의 생산 파트너인 ODM 기업들의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도 트렌드 대응 속도와 제품 기획력, 안정적인 대량 생산 역량을 동시에 갖춘 한국 ODM 기업들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하이드로겔 제품이 높은 기술 난도와 생산 안정성을 요구하는 만큼 축적된 제형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를 확보한 국내 ODM 기업들이 부각되고 있는 것.
특히 빠른 제품 개발 속도와 다품종 소량 생산 역량, 안정적인 품질 관리 체계는 국내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기능성과 트렌드 대응력을 앞세운 K-뷰티 브랜드들의 입지가 확대되면서 국내 ODM 기업들에 대한 글로벌 브랜드사들의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이드로겔 제형은 높은 함수율을 유지하면서도 피부 밀착력과 탄성을 동시에 구현해야 하고 유효 성분 전달력과 제품 안정성까지 확보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 분야로 꼽힌다. 특히 대량 생산 과정에서 균일한 품질과 생산 효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ODM 기업들의 기술 장벽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하이드로겔 국내 시장 성장 흐름도 대폭 강화되는 추세다. 이미인이 ODM 생산한 대표 제품 가운데 하나인 코스알엑스의 하이드로겔 아이패치는 1분기에만 200만개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엘앤피코스메틱의 메디힐 하이드로겔 마스크 역시 280만개에 가까운 판매량을 달성하며 카테고리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미인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단순 보습 중심의 마스크팩보다 기능성과 사용 경험을 강화한 하이드로겔 기반 스킨케어 제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미인은 하이드로겔 제형 기술과 생산 안정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업을 확대하며 시장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