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에게 안구건조증은 감기만큼 흔한 질환이다. 스마트기기 사용과 외부 환경 요인으로 눈이 뻑뻑하거나 이물감을 느끼는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지만, 이러한 증상이 실명 질환인 '녹내장'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단순히 눈의 피로로 여겨 인공눈물에만 의존하곤 하는데, 이는 근본 원인을 놓쳐 병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이나 혈류 장애로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릴 만큼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지만, 일부 환자는 초기 단계에서 안구건조증과 흡사한 피로감, 이물감, 시야 흐림 등을 겪는다. 특히 만성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파괴되므로 미세한 시야 결손을 단순한 노화나 침침함으로 오해하기 쉽다.
일반적인 안구건조증은 눈 표면의 수분 부족으로 시리고 따끔거리는 통증이 주를 이룬다. 반면 녹내장은 안구 내부의 문제로 발생하며, 말기에 이르러서야 터널 속에 있는 것처럼 주변 시야가 좁아진다. 문제는 두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인공눈물을 써도 증상이 낫지 않거나, 눈의 압박감 및 빛 번짐이 동반된다면 단순 건조증이 아닌 시신경 이상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구현남안과 구현남 원장은 "많은 환자가 침침한 증상을 노안이나 건조증으로 지레짐작해 검진을 미루곤 한다"며 "하지만 녹내장으로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되살릴 수 없기에, 증상을 자각했을 땐 이미 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가족력, 고혈압, 당뇨가 있거나 고도근시 환자라면 정기적인 안저 검사로 시신경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녹내장 진단을 위해서는 안압, 시신경 유두, 시야 검사 등 다각도의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안구 광학 단층 촬영(OCT)을 통해 미세한 변화까지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진단율이 높아졌다. 녹내장으로 판명되면 약물치료로 안압을 조절해 손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핵심이며, 이는 완치가 아닌 평생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눈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작은 불편함도 가벼이 여기지 않는 것이다. 안구건조증 증상이 있을 때 자가 처방에 의존하기보다 안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조기 발견 시 적절한 치료를 통해 실명을 예방하고 일상적인 시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현남 원장은 "안구건조증은 그 자체로 불편함을 주지만, 더 심각한 질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며 "40대 이상이라면 매년 정기 검진을 받고, 이물감이나 건조함이 지속될 경우 주저하지 말고 전문 의료기관의 진단을 통해 소중한 눈을 보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