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애인 재활권 외면 말라"…의료기사 1000명 부산 총궐기

의료기사법 개정안 상정 촉구…"의사 '지도' 아닌 '처방' 체계로 바꿔야"

김아름 기자 2026.05.10 11:29:05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의기총)를 비롯한 의료기사 단체 회원 1000여명이 부산 해운대에 집결해 의료기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상정과 통과를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초고령사회와 통합돌봄 시대에 맞는 방문재활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며, 법안 심사를 미루고 있는 국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의기총과 유관단체 회원들은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재송역 광장에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통과를 촉구하는 총궐기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미애 의원이 해당 법안 상정을 거부하고 있다는 의료기사 단체 측 주장에 따라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집회 이후 재송역 광장에서 김 의원 지역구 사무실까지 약 1km 구간을 행진하며 "수요자 중심 의료기사법 즉각 통과", "직역 이기주의 눈치 보는 국회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방문재활 막는 '지도' 규정 현실과 맞지 않아"

의료기사 단체들은 현행 의료기사법상 '의사의 지도' 규정이 방문재활과 지역사회 돌봄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 양대림 회장은 연대사에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음에도 장애인과 노인들은 여전히 낡은 규제 속에 재활받을 권리를 제한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거동이 불편해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의료기사 업무 수행 요건을 의사의 '지도'에서 '처방' 체계로 현실화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단순 직역 갈등이 아니라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위한 핵심 민생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일부 의료계에서 제기하는 '단독 개원 허용' 우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개정안은 철저히 의사의 진단과 처방 체계 안에서 운영되는 제도"라며 "환자 가정을 방문해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 개선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해외 여러 국가에서 의사의 처방 기반 방문재활 체계가 운영되고 있다"며 "검증된 선진형 모델을 국내 현실에 맞게 도입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통합돌봄 시대인데 현장선 제도 공백"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이광우 회장도 현행 법 체계가 지역사회 방문 의료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의사의 '지도'라는 표현은 사실상 공간적 제약을 전제로 하고 있어 방문의료 현장에서 큰 한계를 만든다"며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집을 방문해 검사와 재활을 제공하는 것은 초고령사회에서 당연한 시대적 요구"라고 말했다.

의료기사 단체들은 최근 시행된 돌봄통합지원법 취지와도 현행 의료기사법이 충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확대를 이야기하면서 실제 현장에서는 방문재활을 가로막는 규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결국 피해는 노인과 장애인, 거동 불편 환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법안 논의조차 무산"…김미애 의원 정조준

이날 집회에서는 법안심사제1소위원장인 김미애 의원을 향한 비판도 집중됐다.

부산의료기사총연합회 황원주 회장은 "34명의 국회의원이 공동발의하고 27개 노인·장애인·사회복지단체가 지지한 법안인데도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특정 직역의 반발만 의식한 채 법안 상정을 거부한 것은 매우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국민 건강권보다 특정 직역의 기득권이 우선되는 현실 때문에 노인과 장애인들이 의료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의원이 당내 '약자와의 동행' 관련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작 현장의 가장 약한 사람들의 절박한 요구는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기총은 이날 부산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 단위 대응 수위를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의기총 집행부는 "의사의 '지도'를 '처방' 체계로 정상화하는 것은 시대 변화에 맞는 최소한의 제도 개선"이라며 "민생법안이 억지 직역 논리에 가로막혀 사장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가 계속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면 향후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국민적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며 "전국 지부와 연계해 대국민 홍보와 집회 규모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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