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배제된 통합돌봄, 국민 돌봄 사각지대 키운다"

인터뷰/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
"법적 근거 없는 인력 배제 구조가 핵심 문제… 역할 명문화 시급"

김아름 기자 2026.05.05 22:41:05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

"통합돌봄 체계에서 간호조무사를 배제하는 현재의 제도는 결국 국민이 받아야 할 건강 돌봄 혜택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통합돌봄과 재택의료 정책 확대에도 불구하고 간호조무사가 제도적으로 배제된 현실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지목했다. 현장에서 이미 검증된 인력을 법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활용하지 못하는 구조가 돌봄 공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곽 회장은 "지난 3월 시행된 통합돌봄 관련 법률에서도 간호조무사는 참여 인력으로 포함되지 못했다"며 "일부 장기요양 영역을 제외하면 방문진료, 만성질환 관리, 재택의료 시범사업 등 주요 서비스에서 대부분 배제돼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재가 장기요양기관에서 활동 중인 간호조무사는 약 6000여명 수준으로, 이들 중 상당수는 700시간 이상의 전문 교육을 이수한 인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령상 인력 기준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차의료 및 재택의료 영역 참여가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곽 회장은 "동네의원 간호인력의 대다수가 간호조무사임에도 제도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의 필요성과 제도 설계가 괴리된 것이 가장 큰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초고령사회, 간호조무사 활용 없인 돌봄 유지 어려워"

특히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간호조무사의 역할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고령 환자들은 병원이 아닌 집에서 돌봄을 받길 원한다는 이유에서다.

곽 회장은 "지역사회에서 가장 먼저 환자를 만나는 간호인력으로서 간호조무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기준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7만여 곳에서 근무하는 간호인력 중 약 13만명이 간호조무사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이미 방문간호 교육을 받은 숙련 인력도 수천 명 이상 준비돼 있다"며 "이들을 활용하지 않는 것은 돌봄 공백을 방치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법과 현실 괴리… 인력 부족아닌 처우 문제로 간호수가 신설 필요"

의료행위 범위와 책임 문제에 대해서는 '팀 기반 시스템'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곽 회장은 "현장에서는 간호조무사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법적 지위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간호사 1인을 중심으로 간호조무사가 협력하는 구조를 제도화하면 책임 소재도 명확해지고 환자 안전도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양병원 야간 당직 문제를 예로 들며 "실제 현장에서는 간호조무사가 환자를 지키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모순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간호조무사 인력난에 대해서는 단순한 공급 부족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곽 회장은 "비활동 인력이 44%에 달하는 현실은 처우 문제를 보여준다"며 "최저임금 이하 임금, 휴가 사용 제한 등 열악한 환경이 인력 이탈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해결책으로는 ▲의원급 간호수가 신설 ▲대체인력 지원 상시화 ▲의료취약지 처우개선비 지원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해소 등을 제시했다. 그는 "사람을 더 뽑는 것이 아니라, 있는 인력이 떠나지 않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력 제한은 '제도적 장벽'… 교육체계 전환 필요"

간호조무사 자격시험 학력 제한에 대해서는 "21세기형 제도적 차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곽 회장은 "전문대 교육을 받고도 시험을 보기 위해 다시 학원을 다녀야 하는 구조는 비합리적"이라며 "교육 경로 다양화와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또 향후에는 경력과 교육을 기반으로 한 '전문 간호조무사'와 같은 세분화된 인력 체계 도입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간호조무사 역할 확대에 대해 "단순 인력 보충이 아닌 의료시스템 혁신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LPN, 일본의 준간호사 사례를 언급하며 "다층적 간호인력 구조는 이미 선진국에서 검증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 간호와 실무 영역은 간호조무사가 담당하고, 간호사는 고도의 전문 영역에 집중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이는 의료 접근성 확대와 비용 효율성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곽 회장은 협회의 최우선 정책 과제로 ▲통합돌봄 내 간호조무사 역할 명문화 ▲자격시험 학력 제한 폐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내 차별 해소를 제시했다.

그는 "특히 통합돌봄 체계에서 간호조무사를 명확히 포함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현장의 핵심 인력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여야 국민에게 실질적인 돌봄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며 "간호조무사는 국민 건강을 지탱하는 필수 인력"이라며 "협회는 처우 개선과 제도적 지위 확립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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