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도수치료 관리급여화 방안을 두고 의료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본인부담률 95%의 선별급여 적용과 낮은 수가, 획일적 치료 기준 설정이 환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의료현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27일 "도수치료 관리급여화는 국민 부담 완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실손보험사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며 전면 수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는 도수치료를 본인부담 95%의 '관리급여'로 편입하고, 행위 상한가격을 4만원대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2주 단위 15회 이내 집중 시행, 연간 9회 추가 인정' 등 치료 횟수를 제한하는 기준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회는 이러한 방안이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의료기관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도수치료 적정 수가는 10만원대 수준이지만, 정부 제시안은 이를 크게 밑돌아 의료서비스 질 저하와 진료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환자 권리 침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의사회는 "관리급여화는 치료 접근성을 낮추는 통제 장치로 작용해 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며 "국민 건강권보다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우선시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건강보험 재정 집행의 형평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의사회에 따르면 한방 추나 치료는 연간 약 500만건 청구로 약 2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는 반면, 도수치료는 시장 규모가 약 1조5000억원에 달함에도 일부 급여화 시 재정 투입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에 그친다.
의사회는 이를 두고 "특정 직역에 편중된 지원 구조"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의과 물리치료 기반 약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도수치료는 근골격계 치료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책이 시행될 경우 의원급 의료기관 경영 악화는 물론 환자의 치료 접근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의사회는 ▲도수치료 관리급여화 계획 전면 수정 ▲의료행위 가치가 반영된 수가 체계 재설계 ▲건강보험 재정 집행의 형평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정형외과의사회는 "도수치료의 합리적 가격 설정을 통해 환자의 치료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정부는 의료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세밀한 정책 설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