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화장품이라도 어느 곳에서 구매하냐에 따라 최대 두 배의 가격 차이가 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회장 김연화)는 화장품 169개 품목의 가격을 29회 반복 추적 조사한 결과, 동일 제품임에도 채널 선택에 따라 최대 4188원(20.9%)의 실구매가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추적조사는 지난해 9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공식몰, 올리브영(앱·웹),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쿠팡, 네이버 등 8개 주요 온라인 판매채널에서 동일 시점, 동일 제품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온라인 화장품 시장의 가격 투명성에 상당한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특히 가격이 왜 다른지, 어떤 기준으로 책정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소비자에게 제공되지 않고 있어,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 판단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 소비자공익네트워크의 주장이다.
최저가 채널도 고정되지 않고 수시로 바뀌었다. 9월 하반기에는 올리브영 웹·에이블리·쿠팡 순으로 주도권이 이동했고, 10월 상반기에는 지그재그가 8회 연속 최저가를 기록하다 10월 하반기에는 에이블리·지그재그·쿠팡으로 교체됐다.
카테고리별로도 유리한 채널이 달랐다. 기초는 지그재그, 색조는 쿠팡, 바디는 올리브영 앱·웹, 헤어는 공식몰·올리브영 앱이 평균 최저가를 기록했다. 반면 무신사는 기초에서 최고가(격차 28.1%), 네이버는 바디에서 최고가(격차 50.9%)를 기록해, 특정 채널을 '항상 저렴한 곳'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구조로 나타났다.
같은 회사가 운영하는 앱과 웹 사이에서도 가격이 달랐다. 올리브영의 경우 1차 조사에서 웹이 앱보다 저렴했으나, 3차·5차 조사에서는 반대로 웹이 최고가가 되는 역전 현상도 반복됐다.
오프라인 불일치도 심화돼, 앱과 매장 간 가격이 다른 품목 비율이 1차 조사 20.9%에서 3차 조사 41.5%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러한 불일치 발생에 대한 소비자 안내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할인의 기준이 되는 '정가' 자체가 플랫폼마다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바디 카테고리의 경우 플랫폼 간 정가 격차가 최대 두 배(100.5%)에 달했다. 헤어 카테고리 역시 최대 46.5%의 정가 격차가 확인됐다.
정가를 높게 설정한 뒤 큰 폭의 할인율로 소비자의 '득템 심리'를 자극하는 이른바 '할인율 부풀리기' 구조가 일부 플랫폼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저가', '특가' 표시 역시 비교 기준과 적용 기간에 대한 명확한 근거 없이 사용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결국 소비자는 할인율이 아니라 쿠폰·적립금·포인트가 모두 반영된 최종 결제 금액을 직접 확인해야만 실질 최저가 채널을 판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K-뷰티 열풍이 지속되려면 국내 유통 시장의 가격 질서부터 바로잡아야 할 시점"이라며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가격 표시와 할인 운영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일 사업자 앱·웹 간 가격 불일치에 대한 소비자 보호 방안, 전자상거래법상 가격 정보 제공 의무의 실효성 점검, 쿠폰·포인트 등을 포함한 실질 구매 가격 표시 기준 마련의 필요성과 최고가·최저가·평균가 등 가격 이력 정보 공개 방안도 함께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