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는 더 이상 단순한 검사 장비가 아니라, 환자와 직접 소통하며 진단과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진료의 핵심 도구입니다."
한국초음파학회(회장 신중호)가 내과 개원가의 위기 속에서 '초음파 진료'를 새로운 돌파구로 제시하며 교육 강화와 진료 영역 확대에 본격 나섰다.
학회는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서 '제15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개원의와 전공의 등 약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초음파 진료의 임상적 가치와 향후 발전 방향을 공유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신중호 회장과 이규철 학술부회장(차기 회장), 이정용 대한내과의사회 회장이 참석해 학회의 비전과 의료계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학회는 전날 평의원회를 통해 이규철 학술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만장일치 추대했다.
학회는 최근 약가 인하, 검체 수탁 제도 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과 개원가 현실을 언급하며, 초음파 진료 활성화를 핵심 해법으로 제시했다.
신중호 회장은 "내과 의사가 활용할 수 있는 검사 중 초음파는 위해가 없고 침상 옆에서 즉시 진단이 가능해 활용도가 매우 높다"며 "대학병원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젊은 의사들과 개원의를 위해 학회 차원의 실전 교육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학회는 교육의 중심을 기존 전공의에서 '개원의 실전 교육'으로 이동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규철 차기 회장은 "매달 '찾아가는 핸즈온 코스'를 운영하며, 교육받은 다음 날 바로 진료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실전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며 "개원가 맞춤형 교육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학회에 따르면 초음파의 활용 영역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복부와 심장을 넘어 근골격계, 유방, 경동맥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며 '전천후 진단 도구'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규철 차기 회장은 "초음파는 특정 과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오래된 감기 증상으로 임파선 이상이 의심되는 경우 이를 확인하는 기본적인 진료부터 건강검진과 연계된 검사까지, 내과 의사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포커스(POCUS, 현장 초음파)'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신 회장은 "향후 방문진료가 확대되면 의사가 휴대용 초음파를 들고 환자 상태를 현장에서 즉시 평가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표준화된 영상 기록과 적절한 수가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최근 논란이 된 소노그래퍼 단독 검사와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에 대해 강경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규철 차기 회장은 "해부학적 이해와 임상 판단 없이 초음파를 사용하는 것은 환자에게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잘못 사용되면 '진단 도구'가 아닌 '흉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중호 회장도 "의사의 직접 지도 없이 시행되는 초음파 검사는 명백한 불법이다. 초음파는 환자와의 대화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진찰 행위의 연장선'"이라며 "학회가 초음파 지도 전문 의사를 양성해 안전한 진료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용 회장 역시 "의료 환경 변화와 법적 부담 증가로 방어 진료가 늘고 있지만, 초음파는 향후 의료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초음파학회가 내과 의사들의 든든한 학문적 기반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학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초음파 진료의 표준화와 교육 시스템 강화를 통해 내과 개원가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환자 중심 진료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