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78차 정총… "의권 침해 정책 단호 대응·의료 정상화 총력"

"의권·면허·자율성 타협 없을 것"… 정부·의료계 협력 속 '원칙 있는 대응' 강조
이재명 대통령 첫 축사 "의료계와 신뢰 회복, 지속가능한 의료체계 함께 구축"

김아름 기자 2026.04.19 10:44:45

김교웅 의장 

의료계가 현안을 둘러싼 강경 대응 기조와 함께 의료 정상화를 위한 협력 의지를 동시에 천명했다. 의권 침해로 규정한 주요 정책에 대해서는 타협 없는 대응을 예고하면서도 무너진 의료체계 복원을 위해 정부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는 '투트랙 전략'을 분명히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의장 김교웅)는 19일 제78차 서울드레곤시티에서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의원들과 함께 의료계 현안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총회에는 정부 관계자와 국회 인사들도 참석해 의료정책 방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두고 의견을 나눴다.

김교웅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의료계가 직면한 위기를 강하게 지적했다.

김 의장은 "오늘 이 자리는 우리 모두가 절감하는 고통과 위기를 내외빈께 솔직하게 고백하고, 그 심정을 공유하며 진정한 공감을 얻고 싶은 자리"라며 "지금 우리 의료계는 안팎으로 거센 풍랑 속에 서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의대 정원 증원, 지역의사제, 의료분쟁조정법, 비대면 진료, 성분명 처방 강제화 등 나열하기조차 힘든 수많은 현안이 우리의 의권을 흔들며 권익을 바닥으로 내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진료실의 비명은 이제 일상이 됐다고 진단했다. 김 의장은 "대전의 유명 산부인과의원이 18년 만에 분만을 중단한 이유는 단순히 수익성 문제가 아니라 24시간 인력 운영의 한계 때문"이라며 "최근 발생한 '대구 쌍둥이 산모 사건'의 실체는 800g 미만 미숙아를 돌보기 위해 8명의 전문의가 투입돼야 하는 가혹한 현실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익성과 상관없이 24시간 당직 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지방 병원장들의 고충을 외면한 채, 단순히 의사를 지역에 묶어두는 지역의사제만으로 문제가 해결되겠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장은 정부를 향해 "의료를 통제와 규제만으로 관리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으로 지역의료를 살리고 싶다면, 한시적인 미봉책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생색이 아니라, 정밀한 분석에 근거한 전폭적인 재정 지원과 정책적 결단이 선행돼야 한다"며 "그래야만 환자들이 서울로 향하지 않고 지역에서 안심하고 치료받는 '지역 완결형 진료'가 정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택우 회장 

"의권·면허·자율성, 결코 타협 없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도 인사말을 통해 지난 2년간 의료계가 겪은 혼란을 언급하며 "의사의 진료권, 면허권, 전문가로서의 자율성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교육과 수련, 진료 현장이 모두 흔들리는 시기였다"며 "그 속에서도 환자 곁을 지킨 것은 의료진이었다"며 회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의권과 관련된 핵심 사안과 관련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진료권과 면허권, 전문가로서의 자율성은 과거에도 타협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성분명 처방 강제, 면허 체계 훼손 시도, 건보공단 특사경 등은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의사만을 위한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권과 직결된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강경 대응과 함께 협력의 필요성도 함께 제시했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지역의료 붕괴, 필수의료 인력 이탈 등 구조적 문제를 언급하며 "의료 정상화에는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통보하는 방식으로는 갈등만 반복된다. 정책 초기 단계부터 의료계와 함께 논의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협력은 무조건적인 수용이 아니라 충분한 검증과 현장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신중한 정책 접근을 주문했다.

정책 추진 과정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이어졌다. 김 회장은 "의료정책은 한 번의 판단 오류가 국민 생명과 직결된다. 충분한 검증과 부작용 검토 없이 시행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은 정책의 실험 대상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정부와 국회에 보다 신중하고 책임 있는 정책 설계를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 축사를 대독한 문진영 사회수석

한편 이날 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 처음으로 대통령 축사가 전해졌다. 이번 축사는 그동안 의료 사태로 누적된 갈등을 수습하고 의료계와의 관계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의료계와의 '신뢰 회복'을 전면에 내세운 메시지는 향후 의정 관계 변화의 신호로 해석되며, 정책 추진 방식에서도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성을 시사했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 축사를 대독한 문진영 사회수석은 "지난 의료 사태로 혼란을 겪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환자 곁을 지킨 의료진의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지난날의 갈등과 혼란이 국민 건강권 보장을 향한 단단한 초석이 된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도 차별 없이 치료받는 나라를 위해서는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정부는 의료계와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의료 체계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전달했다. 

문 사회수석은 또 "의료계가 국민의 건강을 선호하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히 임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뒷받침하겠다"며 "의사협회도 변함없는 사망감과 기지로 의료 현장의 최일선에서 국민 곁을 든든히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