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마저 없다"…의료소모품 대란, 현장 '진료 차질' 현실화

경상북도의사회 조사…가격 최대 50%↑ '수급·비용 이중고'

김아름 기자 2026.04.10 10:31:04

필수 의료소모품 수급 불안이 현실화되며 의료현장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 주사기와 주사바늘 등 기본 진료에 필수적인 품목마저 확보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의료기관들이 '수급'과 '비용'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경상북도의사회가 최근 발표한 '치료재료(의료소모품) 수급 불안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내 의료기관 전반에서 주요 소모품 공급 차질이 광범위하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4월 8일부터 9일까지 경상북도 내 병·의원급 의료기관 119곳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단기간 조사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체감 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조사 결과, 수급 차질이 가장 심각한 품목은 주사기(33%)로 나타났으며, 이어 주사바늘(21%), 수액백(PVC)(13%) 순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폴리글로브, 생리식염수, 주사액, 의료폐기물 전용봉투 등 필수 의료소모품 전반에서 공급 불안이 확인됐다. 의료계에서는 "진료의 기본이 되는 물품이 흔들리는 것은 의료체계 전반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신호"라고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수급 부족에 그치지 않는다. 가격 급등이 동시에 발생하며 의료기관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조사에 응답한 의료기관의 76%가 가격 상승을 체감했다고 답했으며, 상승 폭도 적지 않았다. 10~30% 인상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44.2%로 가장 많았지만, 50% 이상 급등을 겪었다는 응답도 32.6%에 달했다. 반면 가격 하락을 체감했다는 응답은 단 한 건도 없었다.

현장에서는 기존 거래처를 통해서도 물량 확보가 쉽지 않고, 공급이 이뤄지더라도 가격이 크게 올라 진료 운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품목은 2주 단위로 공급이 제한되는 등 비정상적인 유통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국제 정세 불안과 물류비 상승 등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동 지역 분쟁 이후 원자재 수급과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의료소모품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상북도의사회는 "주사기와 주사바늘은 모든 진료의 출발점이 되는 필수 자원"이라며 "현재와 같은 수급 불안과 가격 급등이 지속될 경우 의료기관의 정상적인 진료 유지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소모품 공급망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정부 차원의 신속한 수급 안정 대책과 가격 관리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상북도의사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관계 당국에 전달하고, 필수 의료소모품의 안정적 공급과 가격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공식 건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추가적인 실태 조사와 대응 방안 마련에도 나설 방침이다.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