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질과 가글을 꾸준히 해도 사라지지 않는 입냄새라면, 단순한 구강 위생 문제가 아닌 잇몸질환(치주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구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치주질환은 잇몸뿐 아니라 치아를 지지하는 치조골까지 서서히 파괴하는 진행성 질환으로, 방치할 경우 치아 상실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음식을 섭취한 뒤 입안에는 음식물 찌꺼기와 침 속 단백질, 그리고 다양한 구강 세균이 남는다. 이들이 결합해 치아 표면에 형성되는 끈적한 막이 '치태(플라그)'다. 치태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점차 단단해지며 '치석'으로 변하게 된다.
치석은 표면이 거칠어 세균이 더욱 쉽게 부착되는 환경을 만들고, 결과적으로 치태가 빠르게 재형성되는 악순환을 유발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잇몸에 염증 반응이 발생해 붓고 붉어지며, 칫솔질 시 출혈이 나타난다. 더 나아가 잇몸이 치아에서 점차 떨어지면서 치아와 잇몸 사이에 '치주낭'이 형성된다.
치주낭은 세균이 증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이 공간에 세균과 치석이 축적되면 구취가 심해지고 잇몸 염증이 악화된다. 질환이 중기 이상으로 진행될 경우 잇몸이 내려앉고 치아가 흔들리는 증상이 나타나며, 결국 치아를 지탱하는 구조가 무너지게 된다.
치주질환의 초기 단계에서는 스케일링만으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스케일링은 치아 표면의 치태와 치석을 제거해 염증을 완화하는 기본 치료로, 초기 치은염의 경우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치주낭이 4mm 이상으로 깊어지거나 염증이 진행된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 시행되는 치주소파술은 잇몸 아래 깊은 부위까지 쌓인 치석과 염증 조직을 제거하는 치료로, 질환 진행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란병원 치과 오민석 과장은 "잇몸질환 환자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구취"라며 "스케일링과 치주소파술, 올바른 구강 위생 관리만으로도 입냄새가 크게 줄거나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치 시 출혈 역시 치료 후 1~2주 내 가장 먼저 개선되는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꼼꼼하게 양치질을 하더라도 아래 앞니 안쪽, 어금니 사이, 잇몸 아래 치아 뿌리 등은 관리가 어려워 치석이 쉽게 쌓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함께 치실, 치간칫솔 사용, 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오 과장은 "잇몸질환은 조기에 치료하면 출혈과 구취는 물론 치아 흔들림까지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입냄새나 잇몸 출혈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치과 검진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