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제조기업들이 '의료기기 특화 공동물류'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 돌파에 나선다.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물류 비용을 공동 대응으로 낮추고, 여기서 확보한 수익을 다시 산업 제도 개선에 사용하는 '선순환 모델'이 본격 가동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이사장 이영규, 이하 조합)에 따르면, 조합이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의료기기 특화 공동물류'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국내 의료용 침대 시장을 선도하는 한림의료기가 1호 참여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우영메디칼, 멕아이씨에스 등 한국 의료기기 산업의 주축 기업들이 국내외 물류를 조합에 위탁하기로 한 것이다. 주요 기업들의 참여로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업은 유사 품목과 유사 목적지 물량을 통합해 선사·항공사와의 협상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조합은 전문 물류사인 CHL(CJ대한통운 등 1티어 파트너)와 협력해 의료기기 특성에 맞춘 보관, 운송, 통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개별 계약 대비 운임 단가를 인하하고 창고 고정비 부담을 줄여 기존 대비 10~30%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합 공동물류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비영리성'이다.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전부 회원사의 권익 향상과 의료기기 산업의 제도 개선, 애로해소 및 정책 대안 제시 활동 등에 사용된다.
한영섭 조합 전무이사는 "공동물류는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라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중소기업도 대기업 수준의 좋은 조건으로 물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수익은 정책 개발 등 회원사를 위한 활동에 투입될 것"이라며 "참여 기업에는 조합 차원에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조합이 진행하는 홍보, 정책, 국내외 전시 사업 등에서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글로벌 물류 환경은 고유가와 인건비 상승, 공급망 불안정으로 중소기업의 부담이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특히 소량·다빈도·긴급 물류가 많은 의료기기 산업 특성상 개별 기업의 대응은 한계가 뚜렷하다. 조합은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단계별 로드맵을 수립했다.
올해는 전산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의료기기특화 공동 물류 기반을 마련한다. 내년에는 패키지형 물류 서비스를 선보이고, 성과를 회원사에 본격 환원하고 인센티브 제도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조합 관계자는 "이번 공동물류 사업을 발판으로 제조기업들이 뭉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사업 모델을 추가로 발굴하고 있다"며 "경제성 평가를 거쳐 회원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후속 사업들을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