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신경외과… '형사면책·수가개선' 없인 미래 없다"

대한신경외과의사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 중증 수술 인력 붕괴 현실 '경고'
불가항력 의료사고 면책·고난도 수술 보상 강화·전공의 기피 해소 '3대 과제' 제시

김아름 기자 2026.04.05 21:32:32

대한신경외과의사회는 세종대학교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뇌혈관 파열과 중증 척추 손상 등 생명과 직결된 응급질환을 담당하는 신경외과가 필수의료 체계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형사처벌 위험과 낮은 보상 구조, 열악한 수련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중증 수술 인력 기반이 붕괴 직전에 놓였다고 진단하며, 국가 차원의 제도 개편 없이는 필수의료 유지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대한신경외과의사회(회장 최순규)는 5일 세종대학교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최순규 회장은 신경외과가 응급의료의 최전선을 지탱하는 핵심 진료과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노동 강도와 의료소송 부담으로 인해 젊은 의사들의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증 환자를 살리기 위한 고난도 수술이 오히려 법적 리스크로 이어지는 구조가 지속될 경우, 향후 필수의료 인력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임재관 총무·보험이사는 "대형병원조차 뇌혈관 내 수술 등 고난도 분야에서 전임의를 확보하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재 구조가 유지될 경우 10년 내 중증 수술 인력 자체가 고갈될 수 있다"며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의료행위가 결과에 따라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환경에서는 전문 인력 유입 자체가 차단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사회는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3대 핵심 과제로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면제 및 법적 보호체계 구축 ▲뇌·척추 중증 수술 수가의 획기적 개선과 위험도 반영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지역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며 정부의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중소병원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신경외과의사회는 MRI·CT 등 필수 진단장비 운영을 위해 영상의학과 전문의 상근을 의무화한 현행 규제가 지방 의료기관의 인력난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규제가 결과적으로 지역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관리급여' 제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휼 보험이사는 도수치료, 신경성형술 등에 적용되는 본인부담률 95% 구조가 사실상 비급여와 동일한 수준의 환자 부담을 초래하면서도, 건강보험의 규제만 강화하는 왜곡된 제도라고 평가했다.

수가가 낮게 책정될 경우 해당 치료는 시장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고, 이는 환자의 치료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의사회는 해당 정책이 실손보험 재정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일부 치료 영역에 대해서는 의료계 자율 규제를 통한 합리적 운영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국제 분쟁 장기화에 따른 의료용 소모품 수급 불안 문제도 심각한 현안으로 제기됐다.

이정표 보험이사는 일부 소모품의 경우 2주 전 주문한 물량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진료 중단까지 우려해야 할 정도로 현장 상황이 심각하다며 정부의 신속한 실태 파악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고도일 상임고문 역시 물류 대란이 현실화할 경우 소독포 재사용 허용 등 한시적인 규제 완화 방안을 보건복지부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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