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이진경) 김재성 박사 연구팀은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정관령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난치성 삼중음성 유방암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 신약 후보물질 'MKI-3'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다. 이 중 삼중음성유방암은 치료가 특히 까다롭다. 유방암 치료에 쓰이는 여성호르몬 수용체와 HER2(인간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2형) 단백질이 모두 발현되지 않아, 호르몬 치료나 HER2 표적치료가 어렵고 기존 항암화학요법에만 의존해야 한다. 그마저도 반응률이 낮아 치료 선택지가 극히 제한적인 난치성 암이다.
연구팀은 2020년부터 세포가 분열할 때 그 과정을 조율하는 특정 단백질(MASTL)을 표적으로 한 항암제 개발에 착수했다. 이 단백질이 암세포에서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증식과 전이가 빨라지는데, 반대로 억제하면 암세포가 스스로 죽는 경로가 열린다.
화합물 탐색과 구조 최적화 연구를 거쳐 탄생한 'MKI-3'는 기존 후보물질보다 MASTL'억제 효능이 약 6.5배 향상됐고, 구조가 유사한 다른 단백질에는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 높은 선택성도 확인됐다. 특히 기존 후보물질이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되던 문제를 해결해 약물로서의 실용성을 크게 높였다.
동물실험에서는 치료가 어려운 삼중음성유방암 모델에 'MKI-3'를 18일간 투여한 결과 종양 성장이 유의미하게 억제됐고, 체중 감소 등 독성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MKI-3'는 삼중음성유방암 뿐 아니라 MASTL이 과도하게 활성화된 다양한 암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 분열 조절 기전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접근법인 만큼, 기존 항암제가 듣지 않는 난치성 암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재성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존 항암제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던 난치성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특히 환자별 표적단백질 발현 특성을 고려한 정밀의료 기반 표적치료 전략 개발에도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신약기반확충연구'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미래방사선 강점기술 고도화사업', 한국화학연구원의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2026년 3월 신약개발 분야 주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