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2 양성 위암 치료에서 기존 표적치료제 두 종류를 병용 투여할 경우, 단독 사용 시보다 종양 억제 효과가 대폭 향상된다는 전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팀(강민수 교수, 의생명연구원 김귀진 박사)은 최근 HER2 양성 위암 세포를 이식한 동물 모델 실험을 통해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엔허투)'과 '퍼투주맙(퍼제타)' 병용 요법의 항암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HER2 양성 위암은 전체 위암 환자의 약 20%를 차지하며, 암세포 성장을 돕는 HER2 단백질이 과다 발현되어 전이가 빠르고 생존 기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현재 표준 치료제로 쓰이는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은 암세포를 정밀 타격하는 기전으로 효과를 인정받았으나, 일부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가 감소하거나 내성이 나타나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암세포가 생존을 위해 HER2를 HER3 단백질과 결합시켜 자극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점에 착안해 HER2와 HER3의 결합을 차단하는 기전의 '퍼투주맙'을 함께 투여하는 치료법을 고안했다.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6주간 추적 관찰한 결과, 병용 치료군의 종양 크기는 미사용군 대비 81.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단독 치료군(54.7% 감소)이나 퍼투주맙 단독 치료군(23.0% 감소)의 효과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주차별 관찰에서 단독 치료군은 종양 크기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반면, 병용 치료군은 지속적으로 크기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제1저자인 강민수 교수는 "퍼투주맙이 HER2와 HER3의 결합을 차단하는 사이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이 암세포에 침투해 사멸을 유도하는 보완적 시너지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교신저자 이근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 표적치료제 병용 요법의 과학적 근거를 최초로 입증한 전임상 연구"라며 "향후 임상 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최종 확인된다면 위암 환자들에게 더 효과적인 치료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암학회(AACR)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분자 종양학 치료법(Molecular Cancer Therapeutic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