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병 구조전환 여파… 고관절 골절 환자치료 공백 우려

대한정형외과학회, 고난도 수술 '일반질병군' 분류 구조 지적
교수 사직률 15.2%·외상 전공 기피 심화, 필수의료 공백 경고

김아름 기자 2026.03.13 11:32:39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의료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고관절 골절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우려가 제기됐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정책과 연동된 중증도 산정 체계가 실제 의료현장의 수술 구조와 맞지 않으면서 정형외과 중증 수술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정형외과학회(회장 김학선)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정책 시행 이후 고령 고관절 골절 환자가 적시에 수술받지 못하는 사례가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관절 골절은 고령 환자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중증 질환이다. 수술이 지연될 경우 폐렴이나 욕창, 심혈관계 합병증 등 2차 합병증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24년 노인 인구 1000만명을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고관절 골절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 환자 수는 2014년 3만1629명에서 2023년 4만1809명으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최근 의료현장에서는 고관절 골절 환자가 수술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지 못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기저질환이 많은 고위험 고령 환자의 경우 중환자 관리와 다학제 협진이 가능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정형외과 전문 인력 부족과 수술실 배정 축소로 즉각적인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형외과학회는 이러한 문제의 배경으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과 연계된 중증도 산정 구조를 지목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은 전문진료질병군 비중을 최대 70%까지 높여야 하는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암 수술은 전문진료질병군에 포함되는 반면, 정형외과의 고난도·고위험 수술 상당수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상급종합병원이 구조전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전문진료질병군 중심으로 수술 구조를 재편하면서 정형외과 영역의 수술방은 상대적으로 축소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학회는 지적했다. 특히 고관절 주위 골절이나 악성 연부조직 종양과 같이 실제로는 고위험·고난도 수술임에도 행정적 분류상 일반진료질병군에 포함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제도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구조는 인력 이탈로도 이어지고 있다. 2024~2025년 상급종합병원 정형외과 지도전문의 873명 가운데 133명이 사직해 사직률은 15.2%에 달했다. 특히 지방 사직률은 19.1%로 더 높아 지역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공의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장기적으로 대학교수를 희망하는 비율은 27%에 그쳤으며, 외상·골절 분야 전공 희망자는 5%, 소아·종양 분야는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 수술 분야 기피의 주요 원인으로는 낮은 수가와 의료소송 위험, 고난도 수술 대비 보상 부족 등이 지목됐다.

소아 정형외과 분야 역시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소아 골절과 성장판 손상은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전담 교수가 부족해 수술을 수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가와 높은 응급 대응 부담으로 인해 해당 분야로의 인력 유입이 어려운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회는 제도 개선 방안으로 ▲실제 수술 난이도와 위험도를 반영한 중증도 산정 및 평가 체계 정교화 ▲정형외과 고위험·고난도 수술이 필수의료 체계에 명확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 기준 마련 ▲상급종합병원이 고난도 정형외과 수술 인프라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합리적 보상 체계와 제도적 보호 장치 마련 등을 제시했다.

정형외과학회는 "정형외과 교수 사직률 15.2%라는 수치는 단순한 인사 이동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신호"라며 "초고령사회에서 중증 근골격계 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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