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척수종양', 조기발견과 빠른치료가 예후 좌우

심한 경우 운동·감각 장애, 마비 등 나타나… 초기 증상 디스크와 유사해 MRI 등 통한 정밀 진단 필수

김아름 기자 2026.03.11 15:04:40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

목, 허리 디스크는 연간 환자 수가 수백만명대에 달하는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이처럼 디스크로 오인해 통증을 참고 병원 방문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자칫 사지 마비까지 부를 수 있는 희귀 질환이 있다. 바로 척수 및 척추관에 종양이 발생해 신경 조직을 압박, 침범하는 척수종양이다.

척수종양은 비교적 드문 희귀 질환으로, 해마다 인구 10만 명당 약 2~4명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명확한 발병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우며, 대체로 40대에서 50대 사이에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디스크와 유사해 임상적 증상만으로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으며, MRI 등 정밀한 영상 검사를 통한 진단이 필요하다.

척추·관절·뇌심혈관 중점진료 종합병원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은 "실제로 최근 디스크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 중 척수종양으로 진단받아 수술을 진행한 사례가 있었다"며 "증상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증세를 보인다면 단순 디스크로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며, 전문의와 전문 영상 검사 역량을 갖춘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몸의 중앙을 지나는 척추관의 직경은 대체로 약 15mm 내외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척추관 경막 안쪽 공간 안에는 중추신경계인 척수를 비롯한 주요 구조물 및 신체 내 주요 신경 다발이 위치한다. 그만큼 척추관 내에 종양이 발생할 경우, 작은 크기라도 척수와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비롯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이에 더해 종양이 커지며 신경 압박이 심해지면 감각 소실, 운동 기능 마비, 보행 장애, 배변 이상 등 심각한 신체 기능 저하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척수종양은 발생 부위와 세포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나뉜다. 우선 부위에 따라서는 경막외 종양, 경막내 척수외 종양, 척수내 종양으로 나뉘며 증상의 양상도 다르게 나타난다. 전체 유형 중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경막외 종양은 말 그대로 경막 바깥쪽에 발생하는 종양으로 수시간 혹은 수일에 걸쳐 힘 빠짐 및 상하지의 마비 증상 등이 나타난다.

경막내 척수외 종양은 경막 안쪽과 척수 실질 바깥 사이에 생기는 종양으로, 좌우 비대칭 신경근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나며 '브라운 세퀴드(Brown Sequard)' 증후군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척수 내부에 발생하는 척수내 종양은 이상감각 및 통증과 함께 운동장애, 감각장애, 배뇨장애 등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척수종양이 시작된 세포에 따라서도 세부 유형이 달라진다. 경막외 종양의 경우 대부분 다른 암에서 전이된 전이성 종양인 경우가 많다. 경막내수 외 종양의 경우 말초신경을 감싼 신경집에서 발생하는 신경초종, 척수를 감싼 수막에서 발생한 수막종 등이 전체 유형의 약 70% 정도를 차지한다. 이 밖에 척수 내 종양의 경우 상의세포종, 성상세포종, 혈관모세포종 등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특히 척수의 말단 구조물 '말미총(cauda equina)'에 종양이 발생할 경우 좌골신경통, 양쪽 허벅지 안쪽의 운동 및 감각 이상 등 허리디스크로 오인하기 쉬운 증상을 주로 보이게 된다.

이 시기를 넘어 종양 발달이 진행될수록 전반적인 신경 기능이 둔화되며, 이를 방치할수록 신경 손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만일 종양이 척수의 좌우 중 한쪽 절반을 침범하게 되면 운동 기능 저하와 함께 통각, 온도 등 감각 기능이 소실되는 현상이 뚜렷해진다. 전이성 악성종양 등 급속한 진행으로 인해 척수 절단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괄약근 기능 소실, 운동 및 감각 기능 마비가 진행된다.

그만큼 척수종양은 초기 단계의 정밀한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앞서 말한 것처럼 허리 디스크와 양상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윤강준 대표원장은 "초기 척수종양은 요통, 하지 방사통, 감각이상, 근력 약화 등 허리디스크와 유사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하는 만큼 디스크와 오인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며 "요통 등 신체 이상을 무조건 디스크나 근육통이라 생각하고 넘기기보다 척추 분야에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의를 찾아 정밀한 검진 및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척수종양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경 손상이 누적되며 증상이 심각하게 악화될 위험이 있는 만큼 최대한 빠른 진단 및 치료가 최우선이다. 그만큼 예약 대기가 6개월 이상 오래 걸리는 병원을 선택할 경우 증상이 악화할 위험이 있다. 증상 진행이 빠르거나 신경학적 이상이 심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대형병원만 고집하기보다는 충분한 전문 역량을 갖춘 전문 특화병원 등을 찾아 진료 및 검사 일정을 적극적으로 앞당길 필요가 있다.

특히 병원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척추 수술 전문성 여부다. 척수종양은 신체 주요 신경이 지나는 위치에 발생하는 만큼 수술의 정교함이 예후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만큼 의료진의 척추 수술 경험 및 역량, 최신 장비 보유 여부, 협진 및 환자 관리 등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곳을 찾는 것이 좋다.

윤 대표원장은 "척수종양 수술 시에는 초음파 수술 흡인기(CUSA) 등 미세수술기기를 활용해 수술 시 안전성을 더욱 높이고 주변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는 수술 전략이 쓰인다"며 "무엇보다 종양의 위치와 특성에 맞춰 전문적인 수술 전략을 세울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척수종양의 진단은 우선 감각 이상, 근력, 평형, 조절, 시력, 청력 등의 신경학적 검사 진행 후 영상 진단을 통해 이뤄진다. X-선 촬영 및 CT, MRI 등을 촬영해 병변 부위를 살펴보고 진단을 내리게 된다. 만약 전이성 종양이 의심될 경우에는 전신 PET-CT 검사도 추가 시행하게 된다.

이후 종양의 위치와 종류, 신경 압박 정도에 따라 각기 다른 치료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양성 종양 및 원발성 척수종양의 경우 수술을 통해 완전히 절제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경막외 척수종양의 경우 대부분 후궁절제술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경막내 척수외 종양 중 신경섬유종 등의 경우에는 신경근을 절단해야 완전 제거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종양 일부만 제거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실시하기도 한다. 특히 전이성 종양은 종양이 여러 곳에 분포한 경우가 많아 모든 종양을 완전 절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는 신경 압박에 영향을 미치는 종양 병변을 일부 제거한 후 항암 치료 및 방사선 치료를 함께 고려하기도 한다.

양성 척수종양의 수술 후 예후는 일반적으로 양호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적절한 시기에 초기 치료를 받으면 수술 후 신경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거나 호전되는 경우도 많다. 다만 수술 전후 신경 기능 저하 혹은 마비로 인해 감각이 상실되어 있는 경우에는 혈전성 정맥염이나 폐색전, 욕창 등을 예방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윤 대표원장은 "척수 종양은 무엇보다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예후를 크게 좌우하는 질환으로, 무작정 오래 대기하기보다는 의료진의 경험과 인프라를 살펴 병원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희귀질환이기는 하나 한번 발병하면 운동 기능 소실 및 신경 마비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전문 정밀 검진을 통해 빠르게 질환을 발견하고 신속하게 치료하는 것이 관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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