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없는 속도전, 의료 미래 없다"…전공의들 긴급총회서 정부 직격

"청년 배제한 보정심 구조 규탄"…교육·수련 현장 합동 실사 촉구
"신뢰 회복 없는 정책은 실패한 것"… 의대증원 강행 중단 요구도

김아름 기자 2026.02.15 14:07:36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의대정원 증원 강행과 정부 의료정책 추진 방향을 둘러싸고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신뢰가 무너진 곳에 개혁은 없다"는 경고와 함께, 청년 세대를 배제한 정책 결정 구조를 정면으로 문제 삼으며 속도전 중단과 현장 중심 재논의를 촉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4일 온라인으로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대 증원을 포함한 주요 의료 현안에 대한 전국 전공의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들은 "정부가 젊은 의사들의 마지막 희망마저 짓밟았다"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전공의들은 우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비판했다.

의료의 장기적 방향과 건강보험 재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논의하면서도, 실제 부담을 짊어질 청년 세대와 젊은 현장 전문가의 참여가 배제돼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미래 세대가 빠진 채 기성세대의 정치적 판단으로 결정되는 정책은 개혁이 아닌 착취"라며 "당사자가 배제된 논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가 2024·2025학번 교육과 수련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는 것과 달리, 현장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고 지적했다. 강의실 부족으로 대강당 수업이 이어지고 있으며, 대규모 임상실습을 감당하기 어려운 병원 구조에서 양질의 의사 양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전공의협의회는 교수·전공의·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합동 실사단' 구성을 제안했다. 정부가 보고서에 의존한 일방적 판단을 내릴 것이 아니라, 교육·수련 현장을 객관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들은 "현장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증원 강행은 의료의 질 저하와 국민 건강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젊은 의사들과의 신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의 성패는 현장의 수용성에 달려 있다"며 "젊은 의사를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는 한 어떤 정책도 현장에 뿌리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무조건적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일방적 추진이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전공의협의회는 정부를 향해 "속도전을 멈추고, 명절에도 의료 현장을 지키는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그것이 파국을 막고 대한민국 의료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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