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회가 제18대 집행부 출범과 함께 일차의료 강화와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중장기 청사진을 제시했다. 주치의제와 재택의료를 핵심과제를 설정하고, 선언이나 구호가 아닌 '현장 성과'를 통해 제도의 정당성을 입증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대한가정의학회(이사장 김철민)는 29일 학회 사무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2년간 학회를 이끌 주요 정책 방향과 6대 중점 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철민 이사장을 비롯해 이기헌 총무이사, 김양현 학술이사, 김철환 공보이사, 한병덕 홍보이사 등 집행부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형 주치의제, 특정 과 독점 아닌 '상생' 모델로"
김철민 이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포용적이고 점진적인 한국형 주치의제를'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가정의학과 전문의만으로는 전 국민 주치의제를 감당할 수 없다"며 "내과, 이비인후과 등 일차의료를 수행하는 모든 진료과가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모델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와 호남 지역 시범사업 경험을 토대로 학회가 교육 콘텐츠와 가이드라인 개발을 주도하되,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의료계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연착륙을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철환 공보이사도 "학회가 제도를 독점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 타 단체와 협력해 제도가 의료 현장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고 부연했다.
"재택의료, '성과'로 수가 인상 이끌어낼 것"
재택의료 활성화를 위한 현실적인 해법도 제시됐다. 김 이사장은 현재의 낮은 방문진료 수가와 법적 안전장치 미비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성과 기반'의 돌파구를 찾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오는 3월 시행되는 돌봄통합지원법에 발맞춰 지자체와의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며 "서울성모병원과 강남구청의 MOU 사례처럼, 생애 말기 통합 돌봄 등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입증해 수가 인상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공의 수련 혁신... "AI 접목하고 'FM EXPO' 개최"
전공의 지원율 하락이라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실질적 역량 강화' 방안도 눈길을 끌었다.
한병덕 홍보이사는 "어디서 수련받든 균등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학회 차원의 표준화된 교육 프로그램(Staff Lecture)을 매달 제공하겠다"며 "특히 개원가에서 필수적인 내시경, 초음파 등 술기 교육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래 의학의 핵심인 AI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김양현 학술이사는 "이번 학술대회부터 AI 세션을 신설하고 CES 혁신상 수상자를 초청하는 등 AI를 진료와 교육에 접목하는 시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학회는 오는 6월 'FM EXPO'를 처음으로 개최한다. 단순한 학술대회를 넘어 국민과 의대생, 전공의가 함께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어 가정의학과의 가치를 알리고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철민 이사장은 "가정의학을 선택한 이유는 '환자의 어떤 문제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였다"며 "임기 동안 젊은 의사들이 기회를 얻고, 국민에게는 따뜻한 주치의로 다가가는 학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