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재정이 5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며 누적 준비금 30조2217억원을 확보했으나 흑자 규모는 전년(1조7244억원) 대비 약 70% 이상 급격히 감소하며 재정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은 2025년도 건강보험 재정이 현금흐름 기준 4996억원의 당기수지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건보 재정은 5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며 누적 준비금 30조 2,217억 원을 적립하게 됐다.
2025년 총수입은 보험료 수입 증가와 전략적 자금운용 수익(7088억원)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3조8000억원 늘어난 10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총지출은 수가 인상과 의료개혁 지원사업 등에 따라 전년 대비 5조원 증가한 10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출 항목 중 보험급여비는 8.4%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지난 2024년 전공의 이탈 사태 당시 수련병원에 선지급했던 1조4000억원이 전액 상환되면서 전체 지출 증가율은 다소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문제는 수치상으로는 5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세부 지표는 건강보험 재정의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큰 문제는 흑자 규모의 급격한 축소다. 2024년 1조7000억원이었던 당기수지는 1년 만에 4900억 원대로 급감했다.
이러한 현상은 저성장 고착화와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인해 보험료 수입 기반은 약화되는 반면, 필수의료 확충과 의료개혁 등 대규모 재정 투입 요인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간병비 급여화, 상병수당 제도화 등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국정과제들이 대기 중이어서 중장기 재정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공단은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과다 외래이용자(연 365회 초과)의 본인부담률을 90%로 상향하는 등 적정 의료이용을 유도할 방침이다. 또한, 연간 1조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자금운용 체계를 고도화하고,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 도입을 통해 사무장병원 등 불법 기관에 의한 재정 누수를 철저히 차단할 계획이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026년부터는 당기수지 적자가 예상되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꼼꼼한 지출 관리와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강화해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