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감기라 불릴 만큼 흔한 질염 외에도, 말 못 할 고통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여성 질환이 있다. 바로 외음부 가려움증이다.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기고 방치하기 쉽지만,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이 지속되어 자꾸 긁게 되고 이로 인해 피부가 두꺼워지며 거칠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단순태선(Lichen Simplex Chronicus)'을 의심해봐야 한다. 단순태선은 만성 단순 태선이라고도 불리며, 피부를 지속적으로 비비거나 긁어서 가죽처럼 두꺼워지는 태선화 현상이 나타나는 피부 질환이다. 초기에는 가벼운 가려움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밤에 잠을 설칠 정도로 가려움증이 심해지며 무의식적으로 긁게 되어 상처와 2차 감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제이산부인과 진찬희 원장은 "외음부 단순태선은 극심한 소양증을 동반하여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만, 부위의 특성상 병원을 찾기 꺼려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들이 많다"며 "스테로이드 연고 등 약물 치료로 호전되지 않거나 재발이 잦은 경우에는 피부 깊숙이 침투하여 염증을 완화하고 조직 재생을 돕는 광선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단순태선 치료에는 보습제나 국소 스테로이드제, 항히스타민제 등이 사용된다. 하지만 만성화된 병변이나 약물 내성이 생긴 경우에는 이러한 보존적 치료만으로는 뚜렷한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이때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광선치료다. 산부인과 영역에서의 광선치료는 특정 파장의 빛을 환부에 조사하여 손상된 피부 조직의 재생을 촉진하고, 염증 유발 물질을 억제하며, 혈류 순환을 개선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광선치료는 약물을 복용하거나 바르는 것에 비해 전신 부작용의 우려가 적고, 시술 시간이 짧으며 통증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단순태선으로 인해 태선화가 진행된 두꺼운 피부층에 에너지를 전달하여 과민해진 신경을 진정시키고 피부 장벽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진찬희 원장은 "단순태선 치료의 핵심은 '긁지 않는 것'인데, 광선치료는 가려움증 자체를 신속하게 완화시켜 환자가 환부에 손을 대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며 "이를 통해 태선화된 피부가 점차 정상적인 얇고 부드러운 피부로 돌아오도록 유도하며, 난치성 외음부 소양증 환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치료 과정은 환자의 피부 상태와 증상의 경중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주 1~2회 간격으로 꾸준히 시행했을 때 예후가 좋은 편이다.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여 바쁜 직장인이나 주부들도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다만, 광선치료 역시 개인의 피부 타입에 따라 적절한 에너지 강도와 조사 시간을 조절해야 하므로 숙련된 의료진과의 상담이 필수적이다.
진 원장은 "외음부 가려움증을 단순히 청결 문제로 오인하여 과도하게 세정제를 사용하거나 뜨거운 물로 씻는 행위는 피부 건조증을 악화시켜 증상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단순태선은 방치할수록 치료가 까다로워지는 만큼, 증상 초기부터 산부인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광선치료와 같은 적극적인 치료를 병행하여 피부 본연의 건강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음부 건강은 여성의 자신감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남모를 가려움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여 쾌적한 일상을 되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