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 협착증, 고령이면 수술 못 한다?

[전문의 건강칼럼]
좋은삼선병원 신경외과 김종열 센터장
양방향 내시경 수술로 치료 선택지 넓어져

김아름 기자 2026.01.22 14:16:45

좋은삼선병원 신경외과 김종열 센터장

60대 중반 여성 A 씨는 최근 걷기 운동을 즐기며 야외활동을 늘려왔다. 그러던 중 평소보다 무리해 장시간 보행을 한 이후 허리에 통증이 나타났고,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악화됐다. 50m도 채 걷지 못해 중간중간 주저앉아 쉬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척추관 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노년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허리 통증은 단순 피로나 허리디스크로 오인되기 쉽다. 그러나 일정 거리 이상 걷기 어렵고, 앉아 쉬면 증상이 완화되는 양상이 반복된다면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허리 통증은 원인에 따라 치료 접근이 전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척추 뼈 뒤쪽에는 뇌에서 온몸으로 이어지는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있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은 모두 이 신경이 압박돼 통증이 발생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발생 원인과 증상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허리디스크의 정확한 명칭은 '추간판 탈출증'으로, 척추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돌출되거나 파열되면서 신경을 압박해 발생한다.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생하며,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이나 저림 증상도 흔히 동반된다.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주된 원인이다. 뼈, 관절, 인대 등이 두꺼워지거나 변형되면서 척추관이 점차 좁아지고, 이로 인해 신경이 압박된다. 주로 50대 이후에 발생하며, 걷거나 오래 서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를 약간 숙이면 증상이 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여성 고령층에서 많이 나타나 '꼬부랑 할머니 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10분 이상 걷기 어렵고 자주 앉아 쉬어야 한다면 협착증 가능성이 높으며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 40대 이후부터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척추관 협착증 환자 수는 2018년 약 164만5000명에서 2022년 176만6000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6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약 80%를 차지한다.

질환은 주로 요추 3~5번과 천추 1번 부위에서 발생하며,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통증 악화는 물론 배뇨·배변 장애, 심한 경우 하반신 마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관 협착증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적용한다. 하지만 4~6주 이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지속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수술의 기본 원리는 신경을 압박하는 구조물을 제거해 신경 통로를 넓혀주는 '감압'이다. 최근에는 1cm 미만의 작은 구멍 두 개를 내 한쪽에는 내시경, 다른 쪽에는 수술 기구를 삽입해 진행하는 '양방향 내시경 수술'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 수술법은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출혈과 회복 부담이 적으며, 부분 마취로도 시행 가능해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진 고령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한 것이 장점이다.

고령 환자들 사이에는 여전히 '허리는 수술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현재는 최소 절개로 내시경을 보며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다. 과도한 두려움보다는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관 협착증은 예방과 관리 역시 중요하다. 평소 가벼운 스트레칭과 온찜질은 허리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좌식 생활보다는 입식 생활을 유지하고, 수영이나 걷기처럼 척추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꾸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과체중은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크게 늘리는 요인인 만큼 체중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작은 생활 습관 변화가 증상 악화를 늦추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움말/ 좋은삼선병원 신경외과 김종열 센터장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