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기술의 발전과 조기 검진 확대로 암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이 5년 넘게 생존하는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에 따라 전립선암이 처음으로 남성암 1위에 오르고 신규 환자의 절반이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나, 향후 고령암 맞춤형 관리와 생존자 지원 체계 강화가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는 우리나라의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를 20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신규 암환자 수는 28만 8,613명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이 신규 환자의 50.4%를 차지해 암 발생의 고령화 추세가 뚜렷해졌다.
가장 주목할 변화는 남성암 순위다. 1999년 통계 집계 이래 줄곧 상위권을 지키던 폐암을 제치고 전립선암이 처음으로 남성암 발생 1위를 기록했다. 남녀 전체로는 갑상선암이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폐암, 대장암, 유방암이 뒤를 이었다. 국민이 평생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남자 44.6%, 여자 38.2%로 분석됐다.
치료 성과는 세계적 수준이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진단받은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3.7%로, 20여 년 전(54.2%)보다 20%p 가까이 향상됐다. 암 유병자 수는 273만 명을 돌파해 국민 19명 중 1명이 암을 경험했거나 치료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 진단 후 5년이 지난 장기 생존자도 170만 명에 육박했다.
우리나라의 암 발생률은 주요국과 유사한 수준이나, 사망률은 미국이나 일본보다 현저히 낮아 높은 발생률 대비 최저 수준의 사망률은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성과를 지속적으로 높여온 우리나라 국가암관리사업의 효과와 역량이 세계적인 수준임을 보여주는 성과로 평가된다.
보건복지부 이중규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번 통계는 조기검진과 치료성과로 암 생존율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음을 객관적 수치로 보여준 사례"라며 "고령사회에 따른 암 부담 증가에 대응해 암 예방, 및 조기진단 중심의 암관리 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은"우리나라 암유병자가 273만명에 이르고 고령암이 증가하면서, 암관리의 중요성이 더욱더 커지고 있다"며 "국가암관리사업을 통해 암 예방과 치료는 물론 암 생존자 지원까지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