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약가 인하 강행에 '산업 붕괴' 위기… 중기중앙회와 공동 전선

연 매출 3.6조 증발 우려 속 신약·수출 중심 '체질 개선' 사활

홍유식 기자 2026.01.19 14:24:47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이 2026년 시행을 앞두고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업계가 중소기업중앙회와 손잡고 정책 보완을 요구하는 등 전방위적 공동 대응에 돌입했다.

보건복지부의 개편안에 따르면 2026년부터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는 기존 오리지널 대비 53.55%에서 40%대로 대폭 인하될 예정이며, 제약업계는 연간 최대 3조6000억원 매출 손실과 영업이익 50% 급감을 예고하며 R&D 투자 위축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산업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업계는 특히 매출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의 10% 이상이 즉각 사라지고, 기업당 평균 영업이익이 51.8% 감소할 것이라며 중소·중견기업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 악화로 전체 인력의 약 9.1%에 달하는 1700여 명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제기되며, 정규직 비중 94.7%에 달하는 양질의 일자리 생태계가 심각한 위협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위기감 속에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5일 중소기업중앙회와 면담을 갖고, 일방적인 약가 인하가 보건안보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며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두 단체는 향후 정부를 상대로 정책 보완을 요구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논의 과정에서도 현장의 피해 규모와 산업 영향에 대한 의견 개진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상당수 기업이 저수익 제네릭 라인을 축소하고 중복 품목을 정리하는 한편, 생산량 조정과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 동시에 비만 치료제 등 고성장·고가 치료제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며 내수 위주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정부가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해 약가 인하 감면과 우대 혜택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업계에서는 혁신형 제약기업 전환이 핵심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요 20개사의 R&D 투자액이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등 신약·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축으로 한 사업 구조 개편이 가속화되고, 한미약품·종근당 등은 비만치료제와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을 확대하며 국내 약가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목표로 약가 인하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혁신형 제약에 대한 실질적 보상 수준과 기준이 불명확할 경우 약가 인하만 작동해 업계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제약업계는 향후 건정심 심의 과정에서 인하 폭 조정, 유예 기간 부여, 예외 품목 확대 등 실질적인 보완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며, 정부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 구조조정 속도와 방향이 좌우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글로벌 임상과 수출, 고부가가치 바이오·플랫폼 기술 투자에 성공한 기업과, 전통적인 제네릭 중심 모델에 머무는 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재정 절감만을 목적으로 한 약가 인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온 제약 생태계를 파괴하고 신약 개발 동력을 상실케 할 것"이라며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유예 기간 설정과 혁신 가치를 반영한 실질적인 보상 대책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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