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의협 한특위)가 대한한의사협회가 제안한 '보건복지부 장관–의협회장–한의협회장 3자 공개 토론회'에 대해 "한방 난임치료의 과학적 검증이라는 본질을 벗어난 회피성 주장"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의협 한특위는 9일 "난임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은 정치적 설전이나 단체장 간 논쟁으로 다룰 사안이 아니라, 객관적 연구와 임상 근거로 검증돼야 할 문제"라며 "한의협의 제안은 논의를 과학에서 정치적 대립 구도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한의협이 토론자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특정해 지목한 점을 문제 삼았다. 과거 장관의 '한방 난임치료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발언을 둘러싼 공방으로 논쟁의 초점을 이동시키려는 의도가 읽힌다는 것이다.
한특위는 "복지부 장관은 개별 치료법의 효과를 두고 찬반 토론에 나설 당사자가 아니며, 해당 방식은 토론을 열기 위한 제안이 아니라 오히려 성립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조건 설정"이라며 "이는 난임 부부를 위한 정책 논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의협 한특위는 난임치료의 효과 검증은 '회장 간 설전'이 아니라 '전문가 중심의 과학적 검증' 영역임을 분명히 했다.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 국제 진료 가이드라인, 임상 성과와 부작용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 등이 검증의 기준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특위는 "그럼에도 한의협이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닌 단체장 간 공개 토론을 고집하는 것은 과학적 검증 요구를 여론전으로 대체하려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근 한의협이 '의과 난임치료의 문제점'과 기존 정부 정책의 한계를 함께 논의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선을 그었다. 의협 한특위는 이를 "한방 난임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이라는 핵심 질문을 회피하기 위한 논점 확장"이라고 규정했다.
한특위는 "현대의학 기반 난임 치료는 수십 년간 국제적 검증을 거쳐 발전해 왔고, 그 효과와 한계 역시 공개돼 있다"며 "반면 한방 난임치료는 공적 재정 투입을 정당화할 수준의 과학적 근거가 제시된 바 없다는 점이 이번 논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 정책 논의에서 '주장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라'는 것은 최소한의 원칙"이라며, 한방 난임치료에 대한 근거 중심의 공개 검증 토론회를 다시 한 번 공식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의협이 한방 난임치료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정치적 조건을 내세우지 말고, 과학적 검증의 장에 조건 없이 응해야 한다"며 "설전이 아닌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