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암 환자의 치료 이후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8일 ㈜디지털팜, ㈜인바디헬스케어와 함께 '닥터앤서 3.0' 중점 질환 예후관리 서비스 개발 및 실증 사업 추진을 위한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유방암과 신장암을 중심으로, 치료 종료 후에도 환자의 상태 변화를 연속적으로 추적·관리하는 AI 기반 예후관리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암 환자 관리 체계는 입원 치료와 외래 추적 관찰에 집중돼 있어, 퇴원 이후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신체 변화까지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환자 역시 증상이 악화된 이후에야 의료진과 접촉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 개입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번 협력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시도로, 환자의 개인 건강 데이터와 병원의 전자의무기록(EMR)을 연계해 보다 정밀한 예후 관리 환경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병원 밖에서도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위험 신호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 관리 체계 구현이 목표다.
사업의 핵심 기술은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체성분 측정 기기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이다. 팔과 다리 등 부위별 전류 저항값(임피던스)과 세포외수분비 등 체성분 지표를 분석해, 유방암 환자의 림프부종이나 신장암 환자의 체액 불균형 등 예후와 직결되는 변화를 조기에 포착하는 것이 목적이다.
환자가 직접 측정한 데이터와 자가 증상 기록은 암 예후관리 전용 애플리케이션 '카메디아(CaMEDIA)'에 통합 저장된다. 해당 앱은 수술 후 발생 가능한 부종, 체중 변화, 영양 상태 악화 등 위험 신호를 자동으로 분석·분류해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개발 중인 예후관리 서비스는 단순 데이터 수집을 넘어, AI 분석을 통해 고위험군을 자동으로 선별하고 실시간 추적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모든 환자를 동일한 강도로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 보다 집중적인 개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병원 측은 이러한 시스템이 진료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환자에게는 시공간 제약 없이 병원과 연결되는 '지속 관리'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린 뒤 대응하는 사후 관리가 아닌, 상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관리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번 실증 사업을 통해 축적되는 데이터와 운영 경험은 향후 다른 암종이나 만성질환, 지역 의료체계로 확장 가능한 표준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다. 병원 밖 일상 공간을 의료 관리 영역으로 확장하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대표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스마트병원장 정찬권 교수는 "이번 협약은 환자 중심의 지속 관리 체계를 구현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위험 신호를 조기에 탐지하고 맞춤형 중재로 연결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의료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닥터앤서 3.0 사업단장 김대진 교수는 "일상 속 예후 관리 서비스가 실제 치료 결과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실증적 근거를 마련하는 출발점"이라며 "환자 치료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미래 의료 모델을 제시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 기관은 향후 ▲의료데이터와 기기 데이터 연동 ▲AI 기반 데이터 해석 서비스 개발 ▲암 환자 예후관리 서비스의 임상 검증을 공동으로 수행하며, 올해 중 정식 서비스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