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인공와우 이식 부작용 피하는 최적 수술법 제시

인공와우 이식 중 발생하는 '전극 꼬임', 특정 해부학적 구조가 원인

김아름 기자 2026.01.09 09:14:01

박홍주 교수

인공와우 이식은 보청기로도 효과가 없는 고도난청 환자를 위해 달팽이관(와우)에 전극을 넣고 청신경을 자극해 소리를 듣게 해주는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청신경과 가장 가까운 곳에 전극을 삽입해 소리를 더 잘 듣게 하는 인공와우 기기가 개발됐는데, 수술할 때 전극이 꼬이는 부작용이 드물게 발생해 왔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전극 꼬임 문제를 사전에 예측해 환자 맞춤형 수술 전략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팀은 인공와우 이식 환자 중 청신경에 가깝게 전극을 삽입한 성인 239명을 대상으로 측두골(귀가 속한 머리뼈 옆부분)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중 전극 꼬임이 발생한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와우 기저회전(달팽이관의 가장 바깥쪽 큰 회전)과 안면신경이 전극 꼬임 현상을 유발하기 쉬운 해부학적 구조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전극 꼬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술 전 CT 영상으로 위험 환자를 미리 확인하고, 환자의 해부학적 특징에 따라 맞춤 수술 방법을 사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난청의 가장 일반적인 치료는 보청기를 사용해 청각재활을 시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난청이 악화되거나, 갑작스러운 돌발성난청 혹은 중이염으로 인해 심한 난청이 발생한 경우에는 보청기를 사용해도 말을 알아듣기 어렵다. 이때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하는데, 보청기 효과가 없는 환자라도 인공와우로 성공적인 청각재활이 가능하다.

인공와우 기기의 개발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개발된 슬림 모디올라 전극(SME)은 기존 기기와 비교하여 달팽이관 중앙에 있는 신경(모디올라) 근처에 전극이 위치하도록 설계되어 전기 신호가 보다 정확하게 전달되는 장점이 크다. 또한 기존 전극보다 더 얇고 부드러워 달팽이관 안에 상처를 덜 주면서 삽입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러한 새로운 전극을 이용한 인공와우 기기의 단점이 수술 중 드물게 전극의 꼬임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인데, 정확한 발생 기전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슬림 모디올라 전극(SME)으로 인공와우 삽입 수술을 받은 239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 측두골 CT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극 꼬임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에서 달팽이관 기저부의 평면(와우 기저회전의 수평선)이 안면신경보다 안쪽에 위치하고, 안면신경은 상대적으로 달팽이관 기저부의 바깥쪽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전극을 넣을 때 전극 끝이 바닥(고실천장)에 닿아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인공와우 삽입 수술의 안전성과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부학적으로 고위험 구조를 가진 환자에게는 특정 부위의 뼈를 제거하여 전극 삽입을 용이하게 하고, 전극을 삽입하는 방향과 속도, 수술 도구 선택 등에서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에 맞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는 "일반적으로 인공와우 수술은 큰 문제가 없는 수술이지만, 최근 개발된 인공와우 기기의 경우 수술 중 전극 꼬임이 발생하는 사례가 드물게 있어 왔다. 최근 이러한 부작용 발생을 모니터링하는 장비가 개발되기도 했으나, 이번 연구는 부작용을 근본적으로 방지할 방법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이가 들어 청력이 떨어지면 조금만 소음이 있어도 말이 들리지 않아 의사소통에 장애가 발생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쉽다. 난청은 장기적으로는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 난청으로 생활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보청기를 일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보청기로 충분한 의사소통이 어렵다면 인공와우 이식을 통해 적극적으로 난청을 치료할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난청과 어지럼증 등 귀 질환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미국이과학회의 공식 학술지 '오톨로지 앤 뉴로톨로지(Otology and Neuro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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