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IDH-돌연변이 신경교종, '정상 판정' 뇌조직서 시작

교모세포종은 뇌실하영역으로 뇌종양마다 '출발점' 달라

김아름 기자 2026.01.09 09:12:52

난치성 뇌종양 IDH-돌연변이 신경교종의 시작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강석구 교수 연구팀과 KAIST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박정원 박사 연구팀은 IDH-돌연변이 신경교종이 영상에서 보이는 종양 덩어리 자체가 아니라 종양 주변의 '정상 판정' 뇌조직에서 이미 시작된다고 9일 밝혔다.

IDH-돌연변이 신경교종은 비교적 젊은 성인에서 진단되며, 치료 후에도 시간이 지나 악성으로 진행하는 등 치료가 쉽지 않아 일생 동안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치료는 MRI에서 보이는 종양을 최대한 많이 제거한 뒤 방사선·항암치료로 새로운 재발을 억제하는 방식이 중심이다. 치료를 위한 '정말 종양이 보이는 자리에서 곧바로 시작되는가?'라는 질문은 중요한 과제다.

연구팀은 광범위 종양절제 수술로 얻은 종양 조직뿐만 아니라 광범위 절제술시 획득되는, 종양 주변에서 병리검사로 비종양(정상)으로 확인된 대뇌 피질 조직까지 함께 확보해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심층 유전자 서열 분석과 뇌조직 속 세포를 위치와 함께 살펴보는 '지도형 분석'(조직 속에서 어떤 세포가 어디에 있는지와 그 특성을 함께 보는 방식)을 활용해, 겉보기엔 정상인 조직 안에서도 IDH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세포가 존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종양 주변에서 정상(비종양)으로 확인된 뇌조직 안에서도 IDH 돌연변이와 연결된 세포 단서가 보였고, 그 세포가 뇌의 지지세포로 자라나는 교세포전구세포(GPC, 전구·씨앗 단계 세포) 성격을 보였다.

이는 IDH-돌연변이 신경교종이 어느 날 갑자기 덩어리로 생기기보다, 겉보기엔 정상인 조직 속 변화가 오랜 시간 쌓여 종양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또한 환자에서 관찰한 유전적 변화를 동물모델에 적용해 종양이 생기는 과정까지 재현함으로써 사람 조직에서 확인한 '초기 단서'가 실제 종양 형성과 이어질 수 있음을 뒷받침했다.

연구팀은 '뇌종양은 어디서 시작하는가'라는 질문을 꾸준히 추적해 왔고, 2018년 'Nature'에 교모세포종이 종양이 존재하는 부위가 아닌 뇌 깊은 뇌실하영역의 신경줄기세포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게재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IDH-돌연변이 신경교종이 대뇌피질의 전구세포(교세포전구세포)에서 시작된다고 밝혔다. 뇌종양은 종류에 따라 시작 세포와 시작 위치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정호 교수는 "뇌종양은 영상에서 보이는 종양 덩어리보다 훨씬 이전 단계에서 시작될 수 있으며, 또한 종양 주변에도 초기 유전자 변이가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석구 교수는 "종양 종류에 따라 시작 세포와 시작 위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겨냥하는 접근은 향후 난치성 뇌종양의 조기 탐지와 수술 범위, 수술 후 치료 전략을 더 정교하게 만드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은 연구중심병원 한미혁신성과창출 R&D 사업을 통해 난치성 뇌종양의 초기 변이 세포 탐지 및 제어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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