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사인력 수급 추계 결과 발표를 두고 "과학성과 신뢰성을 상실한 졸속 결론"이라며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8일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하며, 향후 의대 정원 논의의 근거로 활용될 추계 결과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번 1인 시위는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위원회 산하 투쟁위원회 주도로 진행되며, 첫 주자로 좌훈정 투쟁위원장(의협 부회장)이 나섰다. 좌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한민국 국격에 맞는 진짜 검증 실시하라', '가짜 숙의 중단하고 진짜 논의 실시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앞서 의사인력수급 추계위원회는 지난해 8월부터 총 12차례 회의를 거쳐, 오는 2035년과 2040년을 기준으로 국내 의사 수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추계위는 최소 1535명에서 최대 1만 1136명의 의사가 부족할 수 있다는 수치를 제시했으며, 정부는 이를 토대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의협은 이번 추계 결과가 의료현장의 구조적 문제와 전달체계 붕괴, 필수·지역의료 공백, 전공의 이탈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숫자 논리에 매몰됐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단순 인력 규모 산정만으로는 의료 위기의 본질을 해결할 수 없으며, 오히려 잘못된 정책 판단으로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좌훈정 투쟁위원장은 현장에서 "이번 추계 발표는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의료 정책의 기초 자료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부실하다"며 "과학적 검증과 합리적 토론 없이 결론부터 정해 놓은 듯한 발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의협은 이번 릴레이 1인 시위를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정원 확대 논의의 전제 자체를 다시 묻겠다는 입장이다. 추계 결과를 기정사실로 삼아 정책을 밀어붙일 경우, 의료 현장의 혼란과 국민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