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난임치료, 과학적 검증 앞에 왜 침묵하나?

의협·산부인과계 "공청회 제안 회피는 책임 방기…국민 앞에 근거 공개해야"

김아름 기자 2026.01.07 12:19:46

한방 난임치료를 둘러싼 의·한 갈등이 '과학적 검증 회피' 문제로 다시 불거지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가 한방 난임치료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주장하며 공청회 개최를 먼저 언급했지만, 정작 의학계가 공식적인 공개 검증을 제안하자 논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의협 한특위)는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와 함께 지난 3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방 난임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공개 공청회 개최를 한의협에 공식 제안했다.

의협 한특위에 따르면, 한의협은 앞서 한방 난임치료의 공공성 및 정책적 필요성을 주장하며 공청회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의·한 양측이 동수로 참여해 임신율·출산율 등 객관적 지표를 중심으로 검증하자는 제안에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식, 참여 구성에 대해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의협 한특위는 "공청회를 먼저 주장했던 한의협이 정작 논의 테이블에는 앉지 않으려는 상황"이라며 "지금 공청회를 회피하고 있는 쪽이 누구인지 국민은 분명히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학계는 한방 난임치료가 단순한 학술적 견해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난임 치료는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며, 공공 재정이 투입되는 보건의료 정책 사안이기 때문이다.

의협 한특위는 "한방 난임치료가 실제로 임신율과 출산율을 개선한다는 명확한 근거가 있고, 국제적으로 검증된 연구와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면 이를 공개적인 공청회에서 검증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공개 검증을 회피하는 태도는 스스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방 난임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될 경우, 난임 부부가 검증된 표준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으며, 이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의협 한특위는 한방 난임치료가 충분한 과학적 근거 없이 정책화될 경우, 국민 세금이 비과학적 의료행위에 투입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의료의 문제를 넘어 공공 재정과 국가 보건의료 체계의 신뢰를 훼손하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의협 한특위는 입장문을 통해 "공청회는 반드시 개최돼야 하며, 의·한 양측이 동수로 참여하는 공정한 구조에서 임신율·출산율이라는 임상적 결과를 중심으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근거 없는 주장에 공공 재정이 투입되는 일은 결코 용인될 수 없으며, 공청회를 회피하는 쪽이 있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검증을 거부한 당사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 한특위는 한의협을 향해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공청회 참여를 촉구했다.

한특위는 "국민 앞에서 검증받을 용기 없는 주장은 정책이 될 수 없고, 의료가 될 수 없다"며 "침묵과 회피는 결코 답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방 난임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공개적이고 공정한 검증의 장에 즉각 응할 것"을 요구하며, 향후에도 국민 건강과 과학적 의료 원칙을 훼손하는 시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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