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한파가 이어지면서 전기장판과 온수매트 등 난방기 사용이 일상화되고 있다. 그러나 허리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 온열 기구에 장시간 의존하는 습관은 오히려 요통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전기장판이나 온수매트를 오래 사용할 경우, 허리 주변 근육이 과도하게 이완됐다가 다시 긴장하는 상태를 반복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근육 피로가 누적되며 허리 통증이 전보다 더 심해질 수 있다. 특히 높은 온도로 장시간 찜질을 지속하면 피부 감각이 둔해져 통증 신호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주안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정승영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척추 질환이 있는 경우, 온열 요법이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해 증상 악화를 늦게 인지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하며 "통증이 줄었다고 판단해 무리하게 움직이거나 잘못된 자세를 지속할 경우,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면서 질환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열 기구의 장시간 사용은 척추 질환을 직접적으로 유발하기보다는, 기존에 잠재돼 있던 문제를 악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속적인 온열 자극으로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이 떨어지면 척추를 지지하는 힘이 약해지고, 이로 인해 추간판(디스크)과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증가한다.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면 디스크 돌출이나 신경 압박이 심해지면서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활동량 감소와 함께 장시간 누운 자세로 전기장판이나 온수매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이 한쪽으로 쏠리기 쉽다. 이로 인해 허리 통증뿐 아니라 다리 저림, 감각 이상, 보행 시 불편함 등 신경 증상이 동반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기고 온열 요법에만 의존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흔하다.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는 통증 완화에 초점을 둔 보존적 치료만으로 증상 조절이 어려울 수 있다. 약물치료나 물리치료에도 호전이 없고, 다리 저림이나 보행 장애 같은 신경 증상이 지속된다면 신경 압박의 정도와 병변 위치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최근에는 절개 범위를 최소화한 척추내시경이나 최소침습 수술 기법이 발전하면서, 수술에 대한 부담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은 정상 근육과 인대를 최대한 보존한 채 신경을 압박하는 병변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통증 감소와 회복 속도 면에서 장점이 있다. 특히 고령 환자나 만성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 정승영 원장은 "온열 요법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근육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장시간 고온으로 반복 사용할 경우 허리 근육과 척추에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온열 요법은 보조적인 방법으로 짧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통증이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자가 판단에 의존하기보다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