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에도 "건보공단 특사경 반대"… 의협, 1인시위는 이어진다

임원들 릴레이 참여…"재정 고갈 원인 왜곡, 권한 남용 우려 커"

김아름 기자 2025.12.31 16:15:06

(왼쪽부터)이주병 부회장, 김충기 정책이사, 이철희 기획이사, 이재만 정책이사 

대한의사협회가 연말 강추위 속에서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에 반대하는 릴레이 1인시위를 이어가며 정부와 국회를 향한 문제 제기를 지속하고 있다.

의협에 따르면 지난 18일 좌훈정 부회장을 시작으로 국회 앞에서 진행 중인 '건보공단 특사경 반대' 1인시위에는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험 대책특별위원회 산하 투쟁위원회 위원과 의협 임원들이 잇따라 참여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최근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건보공단 이사장의 요청에 호응해 특사경 권한 필요성을 언급하고, 관련 인력 배치까지 지시한 데 따른 의료계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현재 건보공단 특사경 권한 부여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나, 권한 남용과 의료현장 위축 우려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진행된 1인시위에는 이주병 대한의사협회 부회장(범의료계 국민건강보험 대책특별위원회 성분명처방 저지위원장)이 직접 참여했다. 이 부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시도 건보공단 본부에서 특사경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협약식까지 진행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다시 특사경 추진 움직임이 이어지는 것을 보며 건보공단을 신뢰할 수 있는 조직인지 깊은 우려가 든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 당사자인 건보공단이 특사경 권한까지 갖게 된다면 이는 본질적으로 불공정한 계약 구조가 될 수밖에 없고, 결국 의료현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29일에는 김충기 의협 정책이사가 1인시위에 나섰다. 김 이사는 "건보공단은 구조적으로 내재된 비효율과 낮은 공직윤리 수준부터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며 "본연의 역할은 외면한 채 권한 강화에만 매몰된 특사경 도입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30일에는 이철희 의협 기획이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기획이사는 "건보공단에 필요한 것은 특사경 권한이 아니라 특별내부감찰"이라며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전제하는 특사경 도입을 포기하고, 방만해진 내부 경영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건보공단의 본래 임무는 적절한 진료 보장을 통해 국민 건강을 향상시키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25년 마지막 날에는 이재만 의협 정책이사가 1인시위에 참여해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이 정책이사는 "특사경 제도는 지식재산, 식품, 노동, 관세, 금융 범죄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신속한 사법 대응을 위해 도입된 제도"라며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전국 특사경 지휘 체계의 공백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지휘 공백은 단순한 행정 혼란을 넘어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정책이사는 건강보험 재정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고갈의 원인을 마치 사무장병원이 전부인 것처럼 오판해서는 안 된다"며 "건보공단 스스로 방만한 내부 경영과 불합리한 부과 체계, 지불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먼저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해서는 개설 단계에서의 검증 강화, 자진 신고 유도 제도 도입, 의협 자율징계권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등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의협은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은 의료인을 관리·감독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출발한 정책"이라며 "의료현장의 신뢰를 훼손하고 갈등을 키울 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의협은 당분간 릴레이 1인시위를 이어가며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특사경 법안 철회를 촉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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