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로 인해 몸이 경직되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겨울은 고관절 골절 위험이 특히 높아지는 시기다. 실제 고관절 골절 환자들의 상당수는 외부가 아닌 집 안에서 사고를 겪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노년층 낙상사고의 60~70%가 실내에서 발생한다. 추운 날씨로 인해 몸이 경직되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겨울은 고관절 골절 위험이 특히 높아지는 시기다.
주부 A씨(60대)는 겨울 아침 집 안 현관에서 신발을 정리하다 중심을 잃고 옆으로 넘어졌고, 순간 엉덩이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느꼈다. 크게 넘어졌다는 인식은 없었지만 혼자 힘으로 일어서기 어려웠고, 병원을 찾은 결과 고관절 골절 진단을 받았다.
일상생활 중 발생한 작은 낙상이 큰 부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겨울철 고관절 골절은 '크게 미끄러지거나 넘어지지 않아도' 발생할 수 있다. 추위로 근육이 경직되면 넘어질 때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고관절에 직접적인 힘이 전달되기 쉽다. 욕실의 젖은 바닥, 현관 문턱, 미끄러운 장판이나 카페트 경계, 침대나 소파에서 일어나는 순간 등은 실내 낙상이 자주 발생하는 공간으로 꼽힌다.
나누리병원 관절센터 문성철 원장은 "겨울철에는 추위로 근육이 경직되고 균형 감각이 둔해지면서, 크게 넘어지지 않아도 고관절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외출을 줄이게 되는 계절 특성상 욕실이나 현관, 침대 주변 등 집 안에서 발생하는 실내 낙상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관절 골절은 단순한 골절 사고와는 다르다. 통증으로 인해 보행이 거의 불가능해지면서 활동량이 급격히 줄고, 고령 환자일수록 전신 기능 저하가 빠르게 진행된다. 장기간 침상 생활이 이어질 경우 폐렴, 혈전으로 인한 뇌졸중, 욕창 등 다양한 합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치료 시점과 방법이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한 경우 가능한 빠른 시기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고관절 골절의 수술 방법은 골절 부위를 금속 기구로 고정해 뼈가 붙도록 돕는 방식과, 손상된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골절의 위치와 형태, 환자의 연령과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법이 결정되며, 수술 후 조기 재활이 가능하도록 치료 전략을 세우게 된다. 실제로 나누리병원에서는 최근 집 안에서 넘어져 대퇴전자간골절 진단을 받은 101세 초고령 환자를 수술한 사례가 있다.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평가한 뒤 마취 부담을 최소화한 수술을 진행했으며, 이후 단계적인 재활을 통해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움직임 회복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는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미루기보다, 적절한 판단과 치료 환경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문성철 원장은 "겨울철 고관절 골절 예방을 위해 실내 환경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욕실과 현관에는 미끄럼 방지 장치를 설치하고, 문턱이나 바닥의 높낮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야간 이동 시에는 조명을 충분히 확보하고, 실내에서도 미끄럽지 않은 신발이나 양말을 착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운 겨울, 위험은 집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익숙한 집 안에서의 작은 낙상이 고관절 골절로 이어질 수 있는 계절인 만큼, 예방과 함께 사고 발생 시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고관절 골절은 나이와 상관없이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며, 이를 통해 회복의 가능성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