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계가 연말 인사 단행을 실시하고 대표와 임원진을 교체했다. 내수 시장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각오로 경영 내실을 꾀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년도 식품 시장 환경은 지난 해 연초 폭등한 원부자값의 파동 등의 변수가 비교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내수 부진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각 업체들은 기존의 핵심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 확대는 소비 둔화와 인구구조 변화를 겪고 있는 내수 시장의 한계 속에서 식품기업들의 가장 최우선 과제다. K-푸드는 한류 소비의 대표 품목으로 한국의 국가적 이미지와 한국 문화 콘텐츠의 인기가 뒷받침되며 올해에도 우호적인 환경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M&A, 푸드테크 투자 등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ESG 경영, 인재 확보, 디지털 전환 등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농심은 지난 해 12월 1일부로 조용철 영업부문장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해외 시장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현장 감각을 보유한 글로벌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선임함으로써,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조용철 사장은 2019년 농심 마케팅부문장 전무로 입사해 2022년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2025년 영업부문장에 위촉되며 최근 농심의 국내외 영업을 총괄해 왔다. 1987년 삼성물산으로 입사해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마케팅실과 동남아 총괄 마케팅 팀장 및 태국 법인장을 거쳤다.
동원그룹도 2026년 대표이사급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단행의 키워드는 글로벌 확장, 신사업, 전문성 강화로 요약된다.
먼저 동원시스템즈는 패키징사업부문 대표에 윤성노 패키징영업본부장을 선임했다. 윤성노 신임 대표는 1997년 동원그룹에 입사해 동원건설산업·동원F&B 경영지원실장, 동원산업 지주부문 인재전략실장 등을 두루 경험했다. 윤 대표는 캔, 페트, 유리병 등 식품 포장 사업과 무균충전음료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동원그룹은 자회사이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동원기술투자의 신임 대표이사에 이진욱 동원산업 전략기획실장을 발탁했다. 동원홈푸드는 중국 법인장으로 정해철 동원F&B 해외사업부 상무를 내정했다. 정해철 상무는 동원F&B 해외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글로벌 식품 전문가로, 조미식품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웰푸드 서정호 혁신추진단장을 롯데웰푸드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서정호 대표는 외부에서 영입된 '경영혁신 전문가'로, 글로벌 확장과 수익성 개선을 통한 조직 쇄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서 대표는 두산, 한국앤컴퍼니 등을 거쳤으며, 2025년 7월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으로 합류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풀무원은 천영훈 영업총괄본부장을 풀무원식품 신임 대표에 선임하고, 풀무원을 포함한 계열사 임원 10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풀무원은 사업 단위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AX 혁신을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지속가능식생활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
신임 천영훈 풀무원식품 대표는 서울대학교 축산학과와 서강대학교 마케팅 석사를 거쳐 1990년부터 CJ제일제당에서 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국내 식품제조유통 전문가다. 2019년 풀무원식품에 합류한 이후 영업본부장, 영업총괄본부장을 맡아 안정적 조직 운영과 전략적 실행력을 바탕으로 수익 성장을 주도해 왔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신임 대표이사로 백승혁 신화푸드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백승혁 신임 대표이사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1997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약 20여 년간 식품영업, 영업기획팀, 경영관리팀, 브라질법인장 등 주요 조직을 거치며 국내외 식품 사업 전반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이번 인사를 통해 급변하는 식품·음료 시장 환경 속에서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핵심 브랜드 경쟁력 제고와 제품 포트폴리오 혁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편 삼양라운드스퀘어는 그룹 내 계열사를 대상으로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전병우 COO(상무)를 전무로 발령했다. 전병우 신임 전무는 불닭브랜드 글로벌 프로젝트와 해외사업확장을 총괄해 온 실적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