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계 발전과 의학의 사회적 가치 확산에 헌신해온 이규항 계요병원 명예이사장과 서범석 루닛(Lunit) 대표가 각각 서재필의학상, 서재필프런티어의사상을 수상했다.
재단법인 서재필기념회(이사장 이왕준)는 지난 9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제21회 서재필의학상 및 제1회 서재필프런티어의사상 시상식'을 열고, 수상자에게 상패와 상금 1000만원을 각각 수여했다.
서재필의학상을 받은 이규항 명예이사장은 1970년대 계요병원을 설립해 국내 정신의료 기반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는 '인간존중' 철학을 바탕으로 자연친화적·개방형 치료환경을 도입하고, 중독치료·노인·재활정신의학 등 전문 분야를 확장해 정신건강 진료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또 전문의 양성과 공공정신의료 체계 마련에 꾸준히 힘써 우리나라 정신건강 인프라 확립에 크게 기여했다.
이규항 명예이사장은 "평생을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의 회복을 위해 노력해온 의사로서, 오늘만큼 자랑스럽고 기쁜 순간은 없을 것"이라며, "정신건강 의료의 발전과 정신보건·사회복지 분야 향상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신설된 서재필프런티어의사상을 수상한 서범석 대표는 의료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암 진단 및 항암제 반응 예측 기술을 선도하며, 한국 의료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왔다. 이 기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통해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암 진단 정확도 향상과 맞춤형 치료 가속화 등 의료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서범석 대표는 "의료는 결국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과정이라는 확신으로, 인공지능이 생소했던 시절부터 의학과 기술의 융합에 도전해왔다"면서, "현재 개발한 기술이 1만 곳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활용될 만큼 성장했고, 향후 암 분야를 넘어 글로벌 헬스커에 영역으로 확장해 환자와 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진 축사에서 원희목 유한재단 이사장은 "서재필 박사와 유일한 박사가 일궈온 공익과 인간존중 정신이 수상자들을 통해 현재 의료에서 다시 꽃피우고 있다"고 말했고,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정신질환 인식 개선과 인공지능을 통한 의료혁신이 의료계의 핵심 과제인 상황에서 이번 수상은 그 변화가 이미 현장에서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왕준 서재필기념회 이사장은 "서재필 박사의 개화·독립·민주·통합 정신은 오늘날 의료가 추구해야 할 가치"라며, "정신의학의 지평을 넓힌 이규항 명예이사장과 의료 AI의 실질적 활용을 이끌어온 서범석 대표의 수상은 그 정신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두 수상자가 일궈온 값진 성취가 앞으로도 의료계의 새로운 길을 여는 힘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1995년 설립돼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재단법인 서재필기념회는 서재필 박사의 민족선양 정신과 개혁 사상 계승을 위해 의학상·언론문화상·프런티어의사상 시상과 민족언론인 현창사업, 학술연구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