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의 위·대장 내시경 질 향상과 교육체계 표준화를 목표로 하는 '일차의료소화기내시경학회'가 지난 6일 공식 출범했다.
그동안 대형병원과 특정 분과 중심의 교육체계에 가려 실질적 교육 기회를 확보하지 못했던 일차의료 의사들이 스스로 학회를 구성해 내시경 교육과 질 관리를 주도하겠다는 선언이다.
일차의료소화기내시경학회(초대 회장 이언숙)는 6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을 선포했다.
창립총회에서 학회는 "국가 암검진의 최전선에 일차의료기관이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할 체계적인 교육·평가 시스템은 사실상 부재했다"며 기존 학회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이에 학회는 △일차의료 환경에 최적화된 실무 중심 내시경 교육 확립 △안전성 기반의 표준 가이드라인 수립 △질 관리 프로그램의 독립적 구축 등과 같은 3대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가정의학과뿐 아니라 외과 등 일차의료에서 내시경을 시행하는 모든 전문과 의사에게 개방된, '상호 보완적·비배타적 학회' 모델을 표방했다.
초대 회장으로 선임된 이언숙 교수(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는 "일차의료 내시경은 국민 건강의 첫 관문이지만 정작 일차의료 의사들은 교육과 권익에서 소외돼 왔다"며 "실질적 역량 강화와 안전성 높은 표준을 만드는 데 학회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축사에 나선 의료계 인사들은 소화기내시경 분야의 '특정과 독점' 문제를 직설적으로 지적하며 학회 출범을 지지했다.
강태경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장은 "학술·교육은 모든 의사에게 공정하게 개방돼야 한다"며
"외과 등 뜻을 같이하는 학회와 협력해 건전한 교육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천영덕 대한외과의사회 부회장도"특정 분과가 내시경을 독점하는 것은 의사들의 성장을 막고, 결국 환자 안전에도 손해"라며"그동안 불공정한 평가 체계로 피해를 본 비내과계 전문의가 많다. 외 과는 일차의료의 동반자로서 이번 출범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강준호 창립준비위원장은 "기존 학회들과 수차례 협력을 모색했지만 교육조차 인정하지 않으려는 배타성을 확인했다"며 "독점이 아닌 경쟁이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행 국가암검진 질 평가에서 가정의학회 내시경 인증의는 인정되지만, 이를 취득하기 위한 교육 평점은 인정되지 않는 모순된 구조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강준호 위원장은 "'자격은 인정하지만 교육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현행 제도는 명백히 비합리적"이라며 "질 지침 개선위원회 및 부처와 지속적으로 논의해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학회는 향후 ▲실무 중심 연수강좌 ▲일차의료 표준 가이드라인 ▲질 관리 프로그램 구축을 통해 일차의료 현장에서 내시경의 질과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일차의료 내시경의 체계적 교육 모델을 정립해 국민 건강과 국가 검진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