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중앙의료원, 제5차 가톨릭 의료윤리 심포지엄 개최

'생명의 시작과 말기' 윤리 쟁점 실무적 대화의 장 마련

김아름 기자 2025.12.05 11:50:00

제5차 가톨릭 의료윤리 심포지엄 기념사진

가톨릭중앙의료원 윤리위원회 산하 의료윤리 전문소위원회(위원장 박은호 신부)가 주관하고 가톨릭 생명윤리연구소가 후원한 '제5차 가톨릭 의료윤리 심포지엄'이 최근 가톨릭대학교 성의회관 5층에서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되었으며, 의사·간호사·윤리학자·사회복지사·법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50여 명이 참석해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이슈들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박은호 신부는 개회사에서 "4차례의 지난 심포지엄이 의료기관 윤리위원회 운영과 윤리 자문 활성화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심포지엄은 의정 사태를 마무리하며 가톨릭의 정체성인 변하지 않는 '인간생명'의 가치를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어진 축사에서 민창기 가톨릭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최근 의료윤리 관련 사안들이 법제화의 형태로 논의되고 있다"라며 "조력존엄사 법안,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 모자보건법 개정안 등은 생명의 시작과 끝에서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연약한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하며 의료윤리 수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김평만 영성구현실장 신부는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영성이 의료현장에서 구현되도록 노력해온 CMC의 숙원이 이 자리를 통해 완성되어 나가길 바란다면서 감사와 축하를 전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말기 환자의 연명의료와 관련된 윤리 문제 ▲임신과 생명 탄생에 관한 가톨릭 의료윤리 ▲모자보건법 개정과 법적 쟁점 등 생명의 시작과 끝을 아우르는 3개 분야로 구성됐다.

특별강연의 연자를 맡은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윤형규 교수는 연명의료 중단 시기를 말기 이전까지 확대하려는 최근 논의에 대해,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과도하게 강조될 경우, 의학적 판단에 따라 보장되어야 할 최선의 이익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회적으로 취약한 환자군의 경우 치료 중단 결정이 보다 쉽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말기 범위 확대에 앞서 충분한 돌봄과 논의가 보장되는 환경 구축이 우선돼야 함을 강조했다.

주제 강연은 '생명의 시작과 가톨릭 의료윤리'로 정재우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장 신부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고, 조미진 서울성모병원 나프로임신센터 나프로프랙티셔너 간호사가 우리나라의 난임 정책이 주로 의학적 시술에 의존하고 있는 한계를 지적하며, 여성의 생식주기를 자연적으로 회복시키는 방식의 나프로임신법이 생명 탄생의 본질적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윤리적 접근임을 설명했고, 단순한 임신 성공만을 목표로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안정적이고 행복한 가정의 형성이라는 궁극적 목적이 의료 및 사회 정책에 반영돼야 함을 제안했다.

이어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생아분과 김세연 교수가 신생아 집중치료 현장에서 경험되는 소생술 유보 및 중단 결정 사례를 소개하며, 가톨릭 의료윤리가 강조하는 아기의 최선의 이익(Best Interests of the Baby) 원칙을 역설하였다. 김 교수는 "부모의 결정권이 일부 제한될 수 있더라도, 윤리위원회가 의료진과 협력하여 생명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전문적 판단을 내릴 책임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세 번째 주제 강연은 최근 발의된 모자보건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윤리적·법적으로 고찰한 법무법인 백석의 방선영 변호사가 진행했다. 방 변호사는 형법과의 정합성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별도의 개정이 추진될 경우 법체계 혼란과 생명 보호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임신과 관련된 윤리 규범을 사회적 합의 없이 법제화의 형태로 단순화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생명권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그동안 막연하던 윤리적 문제들을 실제 임상 사례와 함께 이해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라는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고, 온 · 오프라인에서 활발한 질의가 이어졌다.

의료윤리 전문소위원회 위원장 박은호 신부는 "이번 심포지엄은 생명의 시작에서 말기까지 CMC가 한결같이 지켜온 생명존중의 정신을 다시 선명하게 드러내는 자리였다"라며 "앞으로도 임상 현장의 윤리적 딜레마에 귀 기울이고 해법을 모색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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