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위험 갑상선 협부암 환자,협부절제술도 안전하고 효과적

전절제/엽절제술 대비 합병증·호르몬제 의존성↓... 재발 및 전이 비슷

홍유식 기자 2025.12.04 16:10:33

저위험 갑상선 협부 유두암 환자에게는 갑상선 전체를 제거하는 광범위 절제술 대신 협부만 절제하는 수술(협부절제술)이 합병증 위험과 호르몬제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재발률은 유사하게 낮은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불필요한 광범위 절제술을 줄이고 맞춤형 치료의 가능성을 확대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이승호·김수진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최준영 교수팀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갑상선 협부 유두암으로 수술받은 저위험 환자 170명을 대상으로 평균 4.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갑상선 유두암은 갑상선 악성 종양 중 가장 흔하며, 약 10% 미만이 갑상선 중앙 부위인 '협부'에 발생한다. 협부암은 다발성 병변이나 주변 조직 침범, 림프절 전이와 연관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최적의 수술 범위에 대한 국제 가이드라인은 아직 부재한 실정이다. 그동안 의료진 판단에 따라 전절제술(갑상선 전체 제거), 엽절제술(한쪽 엽 제거), 또는 협부절제술(병변이 있는 협부만 절제)을 시행해왔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전절제술 및 엽절제술 그룹'과 '협부절제술 그룹'으로 나누어 안전성과 삶의 질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주요 수술 합병증인 일시적/영구적 저칼슘혈증 및 일시적 성대마비는 전절제·엽절제술군에서만 발생했고, 협부절제술군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수술 후 갑상선호르몬제(레보티록신) 사용률은 협부절제술군이 34.1%로, 전절제·엽절제술군의 90.6%보다 현저히 낮았으며, 평균 사용량 및 사용 기간 역시 유의미하게 적었다. 이는 협부절제술이 호르몬제 의존도를 크게 낮추는 이점을 시사한다.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재발이나 원격 전이는 두 그룹 모두에서 발생하지 않았으며, 고위험 림프절 전이 발생률 역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협부절제술이 광범위 절제술과 종양학적 안전성은 비슷하면서도 합병증 및 호르몬제 의존도를 낮추는 이점이 확인된 것이다.

다만, 협부절제술군에서 새로운 갑상선 결절 발생률이 더 높았는데, 연구팀은 이 결절이 악성 종양으로 발전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종양 크기 2cm 미만의 단일 병변', '림프절 및 갑상선 피막 침범 증거 없음', '초음파에서 공격적인 소견 없음', '세포학적 저위험' 등의 특성을 갖는 저위험 갑상선 협부 유두암 환자를 신중하게 선별해 협부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서울대병원 이승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자의 위험도에 따른 맞춤형 수술 전략 선택지를 확대하고, 불필요한 광범위 수술을 줄여 합병증 위험을 낮출 가능성을 제시했다"면서도 "후향적 연구 설계와 추적 기간의 한계를 고려해 장기 전향 연구를 통한 수술 기준의 정교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이승호·김수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최준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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